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간 3살배기 피살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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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간 3살배기 피살 충격
  • 국제부
  • 승인 2014.02.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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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가격 두개골 골절·타박, 용의자는 계부…‘정황’ 명백한데 ‘동기’ 의문
▲ 살인 혐의로 체포된 의붓아버지 브라이언 오캘러한(왼쪽).

[매일일보] ”도대체 왜?“ 미국인 가정에 입양된 세살배기 한인 입양아가 의붓아버지에 맞아 숨진 사건을 놓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살인 혐의로 체포된 의붓아버지가 국가안보국(NSA) 한국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는 공직자인데다 몇 년 전부터 어렵게 입양절차를 밟아왔다는 점에서 범행 동기와 배경을 둘러싼 궁금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경찰과 주미 대사관에 따르면 경찰은 몽고메리 카운티 다마스커스에 거주하는 브라이언 오캘러한(36)에 대해 18일 재판절차를 거쳐 1급 살인혐의와 아동학대에 따른 살해혐의로 체포했다.

오캘러한은 지난해 10월 하순 입양한 양아들 현수(3)를 지난달 31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3일 DC 어린이병원에서 사망판정을 받은 현수에 대해 부검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 몸 여러곳에 멍 자국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현수는 지난 1일 쉐디그로브 어드밴티스트 병원 응급실을 거쳐 DC 어린이 병원으로 후송됐을 당시 두개골이 깨져있었고 앞·뒷머리에 피가 흘렀다. 특히 두개골에서 흘러나온 액체가 콧구멍을 비롯해 척추까지 스며드는 등 처참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캘러한은 18일 법정에 출석해 범행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캘러한은 자신이 지난달 31일 집 목욕탕에서 현수가 샤워를 하도록 도왔으나 샤워가 끝난 뒤 현수가 갑자기 목욕탕 바닥에 미끄러지면서 뒤로 넘어졌으며 어깨를 바닥에 부딪혔다고 진술했다. 형인 브라이언은 현수를 침대로 데려갔고 현수는 별일 없이 잠을 잤다는 게 오캘러한의 말이다.

이튿날인 지난 1일 오캘러한이 아침식사 후 현수와 브라이언을 수영센터로 데려갔을 때만 해도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오캘러한은 집에 돌아온 현수가 곧바로 낮잠을 잤고 이어 오후 4시께 현수의 상태를 보러갔더니 침대에 핏자국과 분홍색 얼룩이 묻어있고 현수의 코에서 액체가 흘러나온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병원 응급실로 데려갔다고 주장했다.

오캘러한은 법정 진술에서 “이것은 비극이지, 범죄가 아니다”라며 범행을 극구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목욕탕에서 미끄러져 숨졌다”는 오캘러한의 진술이 맞는 것인지를 확인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DC내 법의학 연구소가 법의학적 검증작업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미 부검결과 “둔탁한 무언가에 의해 여러차례 가격을 당해 두개골 골절과 타박상, 내부출혈을 일으켜 사망했다”는 법의학적 소견이 내려진 상태여서 이를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한 소식통은 “DC 어린이 병원 측이 구타에 의한 살인 가능성을 제기해 경찰이 부검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 여러 차례 구타가 이뤄졌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이라며 “보강수사한다고 결론 자체가 바뀔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만일 오캘러한의 범행이 사실이라면 가장 큰 의문은 과연 범행 동기가 무엇이냐이다. 가족과 주변 인물들에 따르면 오캘러한은 3년 전부터 한인 아동을 입양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현수의 경우도 매우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현수를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해병대 출신으로 이라크에 참전, 여군 병사 제시카 린치 일병 구조작전에 참가했었다. 특히 NSA 한국책임자로서 안정적 직위를 가진 공무원 신분이었다. 경찰은 오캘러한의 정신병력 등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한인 입양아가 사망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몽고메리 카운티경찰 측에 신속하고도 철저한 수사를 촉구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가정의 한인아동 입양에 대해 보다 엄격한 심사절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 입양인 모임’(TRACK) 제인 정 트렌카 사무총장은 연합뉴스에 “지난 2008년에도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어린이 4명이 입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양아버지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 있었다”며 “입양된 지 오랜 기간이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가정조사가 잘못됐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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