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선 개막···경쟁자 없는 푸틴 5선 확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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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선 개막···경쟁자 없는 푸틴 5선 확실시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3.1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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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7일 사흘간 진행···反푸틴 인사는 출마 막혀
당선 시 스탈린 넘어 30년 집권···종신집권도 가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5선에 도전하는 러시아 대선이 15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치러진다. 복수 후보가 출마했지만 푸틴 대통령을 견제할 만한 후보는 없어 그의 재집권은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외신 및 러시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번 대선은 러시아 본토는 물론 임차 중인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와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 2022년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에서 17일까지 진행된다.

유권자는 18세 이상 러시아인으로 약 1억1230만명에 이른다. 미국 등 해외에 거주 중인 러시아인 190만명에게도 투표 권한이 주어진다.

총리 시절(2008∼2012년)을 포함해 2000년부터 24년째 러시아를 통치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 당선돼 5선에 성공할 시 2030년까지 정권을 연장하게 된다.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29년 집권 기간을 넘어서는 것이다.

2020년 개헌된 러시아 헌법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2030년에 열리는 대선에도 출마가 가능하다. 이론상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집권 연장도 가능한, 사실상 종신집권을 노릴 수 있는 셈이다.

푸틴 대통령의 5선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총 4명의 대선 후보 중 푸틴 대통령을 제외한 3명의 존재감은 미미하고, 보리스 나데즈딘과 예카테리나 둔초바 같은 반(反)푸틴 성향 인사들은 출마길이 막혀 푸틴 대통령과 경쟁을 벌일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친정부 성향 러시아여론조사센터 브치옴(VTsIOM)은 사회문제연구소(EISR) 의뢰를 받아 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수행했다. 푸틴 대통령의 득표 예상치는 82%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러시아 공산당의 하리토노프와 새로운사람들당의 다반코프가 나란히 예상 득표율 6%를 기록했고,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 레오니트 슬루츠키의 예상 득표율도 5%에 머물러 있다.

이에 현지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느냐가 아니라, 그가 얼마나 높은 득표율로 당선되는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여론조사 예측처럼 실제 80%대 득표율이 나온다면 이는 2018년 득표율 76.7%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 기록이 된다. 일각에서는 2022년 2월부터 2년 넘게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에게 높은 득표율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결과가 뻔한 선거인 탓에 투표율이 낮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번 선거는 러시아 대선으로는 처음으로 사흘간 치러지고, 최초로 온라인 투표도 도입됐다. 하지만 공정한 선거 감시가 어려워져 조작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투표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반정부 시위가 예고돼 있다. 지난달 옥중 의문사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시민들에게 17일 정오 일제히 투표소에 나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보여주자고 촉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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