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지방 미분양 5.3만 가구··· 서울만 웃는다
상태바
[기획] 지방 미분양 5.3만 가구··· 서울만 웃는다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4.03.13 1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및 분당·영통 등 일부 지역에 청약 쏠림
대형 브랜드도 참패···악성 미분양 급증 우려
서울 시내와 수도권 일부 신도시 입지를 제외한 전국에서 청약 미달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시내와 수도권 일부 신도시 입지를 제외한 전국에서 청약 미달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건설사들이 봄철 분양 성수기를 맞아 청약 공고를 이어가는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 일부 입지에만 청약 지원이 몰리는 양상이다. 고금리와 고분양가로 수요자들의 피로도가 쌓이고 '선별 청약' 현상이 더해지면서 지방 미분양 주택은 5만4000가구에 육박해 있다.

13일 매일일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지난달부터 전날까지(2월1일~3월12일) 일반 분양 접수를 마감한 전국 25개 단지를 분석한 결과, 총21곳에서 순위 내 청약 미달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에 모집 인원을 모두 채운 4곳은 △서울 영천동 경희궁 유보라(영천구역재개발조합 시행·반도건설 시공) △성내동 에스아이팰리스 올림픽공원(성우파트너스·에스테크건설) △수원시 영통동 영통자이 센트럴파크(교보자산신탁·GS건설) 등 서울 및 수도권 신도시 주요 입지에 몰렸다. 지방에선 △전북 전주시 서신 더샵 비발디(서신동감나무골재개발조합, 포스코이앤씨·HL D&I 한라)가 유일하다.

이들 단지는 평균 청약경쟁률이 수십대 1에 달해, 분양 침체기가 무색한 흥행 대박을 기록했다. 이날까지 청약 접수를 진행하는 단지 중에도 더샵 둔촌포레, 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 한화포레나 안산고잔2차 등 서울과 수도권 일부 신도시 도심 단지에만 청약자가 쏠렸고 이외 지역에선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 지방권에서 희소가치가 높은 '메이저 브랜드'로 청약률을 끌어올리던 대형 건설사마저 최근에는 흥행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례로 △대우건설(대구 반고개역 푸르지오·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 △현대건설(천안 힐스테이트 두정역) △DL이앤씨(울산 e편한세상 신정 스카이하임) △현대엔지니어링(울산 힐스테이트 문수로 센트럴) 등이 시공 중인 단지에서 무더기 청약 미달이 발생해 추가 모집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서울 이외 지역에서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지방권을 중심으로 악성 준공 후 미분양을 막기 위한 대책이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국토부 집계를 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 아파트 미분양 가구 수는 총 6만3755호로 한 달 새 2%(1266호) 늘었다. 이 중 지방 미분양은 5만3595호로 전체의 84.1%에 달한다. 준공 후 미분양은 1만1363호로 4.7%(506호) 급증했다.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양이 제대로 안되면 국내 부동산 PF사업은 좌초될 가능성이 큰 구조"라면서 "일반 또는 공공 임대 목적으로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리츠(부동산 간접투자 주식회사)나 부동산 펀드, 이들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