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민병대, 대선 앞둔 러 본토 공격···우크라 배후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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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 민병대, 대선 앞둔 러 본토 공격···우크라 배후설도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3.13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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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선 15~17일···정세 교란 의도 분석
민병대 추가 공격 암시···우크라는 배후 부인
1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자국 영토 벨고로드 지역에서 파괴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전투차량 모습. 사진=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자국 영토 벨고로드 지역에서 파괴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전투차량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친우크라이나 성향 러시아인 민병대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해 일부 지역을 점령했다고 12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 대선을 불과 사흘 앞두고 벌어져 이목이 쏠리는데,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배후설이 제기된다.

AF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자유군단(FRL)'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크라이나 서북부 수미주(州)에 접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의 장갑차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FRL은 작년 5월과 6월 벨고로드주를 급습해 일부 마을을 점령했었다.

또 다른 민병대인 시비르 대대도 "우리는 약속대로 러시아 땅에 자유와 정의를 가져오고 있다"고 알렸다. 우크라이나는 종종 공격용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지만, 러시아 국적자가 포함된 민병대가 직접 국경을 넘어가는 일은 드물다.

이에 대해 쿠르스크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민병대가 영토에 진입해 툐트키노에서 교전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총격전이 벌어졌지만 (방어선을) 돌파하지는 못했다"고 반박했다.

민병대의 이번 러시아 본토 공격이 주목받는 이유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5선 집권을 위한 러시아 대선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러시아 대선은 오는 15~17일 치러질 예정인데, 복수 후보가 출마했지만 푸틴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둔 러시아 정세를 교란하기 위해 이번 작전이 기획됐다고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5선 대관식'에 찬물을 뿌리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배후로는 러시아의 전쟁 상대국인 우크라이나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로이터 통신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에 도전하는 러시아 대선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벌어진 이번 공격을 놓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배후에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HUR)의 안드리 유소우 대변인은 "민병대는 러시아 영토 내에서 자율적으로 행동한다"며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군의 지휘체계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배후설을 부인했다.

알렉세이 바라노프스키 FRL 대변인은 "선거는 주말이고, 오늘은 (작전의) 첫날일 뿐"이라며 "가장 흥미로운 일들은 아직 벌어지지 않았다"고 언급해 향후 수일간 추가 작전이 이어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한편 이날 러시아에서는 벨고로드와 쿠르스크뿐 아니라 모스크바, 레닌그라드, 브랸스크, 툴라, 오룔 등 지역이 최소 25대의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았다.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는 러시아 2위 석유기업 루크오일의 노르시 정유공장이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고 글레브 니키틴 주지사가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쿠르스크에서도 드론 공습이 있었으나 이 지역 원자력 발전소는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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