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불황 늪 빠진 석화업계, 외면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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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불황 늪 빠진 석화업계, 외면하는 정부
  • 박지성 기자
  • 승인 2024.03.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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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산업부 기자.
박지성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과거 '산업의 쌀', '수출 효자' 등으로 불릴 만큼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 석유화학업계가 불황에 휩싸이면서 위기를 맞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중국은 석화업계 최대 수출국으로 불릴만큼 의존도가 높지만 현 정부는 중국과의 외교를 단절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석화업계는 한·중·미 갈등과 더불어 중국 내수 시장의 침체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불황의 늪에 빠져있다. 석화업계는 이를 탈출하기 위해 신사업, 고부가가치 사업 등을 펼쳐 나가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은 석유화학 설비를 증설하는 등 국내 업체들의 활로를 막고있다. 이를 정부가 나서 중국과 외교 문제 해결을 통해 석화 제품 수출 활로를 뚫어줘야 하지만 정부는 중국에 비 우호적이다.

실제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2010년 48.8%에 달했던 석유화학 수출 중국 비중은 2020년 42.9%로 완만하게 떨어지다 지난해 36.3%로 크게 내려앉았다.

석화업계에서는 올해는 물론 내년, 내 후년에도 실적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화업계는 신사업 등으로 불황을 타개하려 하고 있지만, 현재 투자 단계로 설비 증설을 마치고 정상적인 가동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기까지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이에 사실상 석화업계의 신사업 가치가 발휘하기 전까지는 현재로써 전통적인 석화 제품 판매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신경쓰지 않고 있어 석화업계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부는 미국을 겨냥해 배터리 산업 등과 같은 차세대 기술에 집중하며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석화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너무 미국만 신경쓰고 있다"며 "미국·중국 갈등으로 정부의 행보도 이해 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중국과 단절할 필요가 있나 싶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석화업계는 공급망이 줄어들다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생산 중단과 더불어 생산 설비 매각 등을 거론하고 있다. 석화업계 특성 상 공장을 돌릴수록 공급 과잉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다. 이에 LG화학은 지난해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 유지보수를 마치고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5개월가량 재가동을 미뤘다. 지난해 10월 재가동을 시작했지만,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동안 2공장을 매각하려는 수순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했다.

올해에도 석유화학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아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4년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석유화학은 '흐림'으로 예보됐다.

정부는 자동차, 항공, 배터리 등 유망 산업에 대해서는 막대한 투자를 약속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석화업계에도 관심을 갖고 관련 사업 투자와 외교 문제를 해결해 '국가 산업'의 명성을 되찾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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