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1군 건설사도 지방선 미분양… 분양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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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군 건설사도 지방선 미분양… 분양 양극화 심화
  • 권영현 기자
  • 승인 2024.03.11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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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월 지방 청약 29% 전타입 미달… 울산‧대구선 1군 브랜드도 약세
"부동산 시장 키는 분양가… 올해도 지역 양극화 지속될 것"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방과 수도권의 청약시장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사진=권영현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방과 수도권의 청약시장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사진=권영현 기자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청약 시장이 침체되면서 지역에 따른 청약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에 따르면 2월부터 이날까지 청약을 마친 단지는 총 36곳으로 이중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지방광역시 포함)에서 24곳이 분양에 나섰다.

지방에서 1순위 모집에서 마감에 성공한 단지는 경북과 전북, 충남 각 1곳씩 총 3곳으로 이 기간 청약을 진행한 지방 단지의 12.5%에 불과했다. 전타입이 미달된 단지는 지방에서만 7곳으로 지방 단지 중 29.1%에 달한다.

1군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도 지방 청약 시장 침체를 피하지 못했다. 울산에서 이달 현대엔지니어링이 분양한 ‘힐스테이트 문수로 센트럴’은 일반분양 559가구 모집에 52건 접수에 그쳤고 지난달 DL이앤씨가 분양한 'e편한세상 번영로 리더스포레‘도 일반분양 188가구 모집에 58건만 접수돼 전타입 미달을 기록했다.

대구에서는 대우건설이 지난 2월 공급한 ‘반고개역 푸르지오’는 고분양가 논란 속에 239가구 모집에서 19명이 접수해 모든 타입이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지방 분양시장에서 호성적이 이어졌던 충북 청주에서도 1군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가 미달한 사례도 등장했다. 현대건설과 금호건설이 이달 청주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어울림 청주사직’은 1306가구 모집에 4561명이 접수했지만 전용 79㎡ 일부 타입이 모집을 채우지 못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분석한 결과 지난해 청주시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34.5대 1로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반면 최근 서울은 같은 기간 3개 단지가 청약에 나서 3개 단지 모두 1순위에서 전타입 마감에 성공했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에 공급된 ‘메이플자이’는 1순위 81가구 모집에 3만5828건이 접수돼 평균 청약경쟁률 442대 1로 청약을 마쳤고 이달 청약을 진행한 ‘경희궁 유보라’도 57가구 모집에 7089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124대 1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수도권과 지방의 청약시장 양극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시장 흐름이 움직이면서 자연스럽게 수요가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고 지방은 미분양이 빠르게 적체되는 상황”이라며 “수도권은 향후 시장이 더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만큼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더 빨라질 수밖에 없어 현재 수준의 양극화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적인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데 서울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인 강남에 예정된 물량이 많아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지방은 공급이 많았던 지역에 미분양 적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고 구축 가격이 서울보다도 더 내리면서 입지나 분양가 모두 메리트가 있지 않으면 청약 수요가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 “청약 시장은 제도가 실수요 위주로 돼 있어 분상제 지역이 많이 줄어들면서 수요자들도 구축 대비 분양가가 높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이제 양극화는 하나의 트렌드로 봐야 하고, 올해도 양극화가 계속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서울은 새 아파트 공급을 대체할 수 있는게 없어 새아파트에 대한 프리미엄이 있지만 지방의 경우 미분양이 쌓여있는 만큼 새아파트 프리미엄이 없어 청약시장 양극화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분양가가 비슷하다고 봤을 때 수도권은 일자리나, 미래가치, 입지 면에서 장점이 있어 실수요자들이 청약을 많이 노리는 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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