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물 건너간 여야 '여성 30% 공천'···'페미 축출' 혐오 분위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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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물 건너간 여야 '여성 30% 공천'···'페미 축출' 혐오 분위기도
  • 이설아 기자
  • 승인 2024.03.11 13:3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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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16.5%·국힘 11.7%…역대 여성 공천 30% 준수 기록 '0'
권김현영 "안티페미니즘 경쟁···'정치 혐오'만 양산할 것"
정춘숙(왼쪽)·권인숙 더물어민주당 국회의원. 사진=연합뉴스
정춘숙(왼쪽)·권인숙 더물어민주당 국회의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공직선거법상 정당의 지역구 여성 후보 30% 이상을 권고한 조항이 이번 선거를 앞둔 공천에서도 사실상 무력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심지어 "페미(페미니스트) 선수는 쉬어도 된다"는 식으로 여성 후보 낙선을 종용하는 움직임마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모두 성평등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민주당 일각에서는 여성 인권운동가 출신 후보들을 낙선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 2012년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후보로 출마했던 김용민 한국기독교장로회 벙커1교회 담임목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지현·정춘숙·박성민·권인숙, 페미대장들 소장들 굿바이"라고 말했다.

각각 서울 송파을에 출마한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경기 용인병에 출마한 정춘숙 의원, 경기 용인정에 출마한 박성민 전 청와대 비서관, 경기 용인갑에 출마한 권인숙 의원의 경선 패배를 노골적으로 환영한 것이다.  

김 목사는 현재 71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파워 유튜버이기도 하다. 민주당 계열 진보 진영 내 이른바 '빅 스피커' 중 하나다. 김 목사는 이어 "(정춘숙 의원 등은) 페미니스트인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시대에 온갖 꿀이란 꿀은 다 빨았다"면서 "그런데 그들은 (박 전 시장을) 성범죄자로 낙인 찍고 모욕을 줬다. 적어도 이들의 남혐은 반드시 응징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낙선을 환영하는 이유를 밝혔다. 김 목사는 본인 유튜브를 통해 '페미'를 잡아야 한다며 여성 후보들의 상대 후보를 홍보하기도 했다. 

김 목사의 이러한 주장은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은 이 대표가 '이대남(20대 남성)' 민심을 잃었기에 2022년 대선에서 패배했다며 그 원인이 여성 의원들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이재명 대표 지지자'라고 밝힌 한 SNS 이용자는 최근 "성고문으로 우려먹기엔 당원들 마음이 여유롭지 않다"며 과거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 경험을 딛고 여성운동에 헌신해온 권인숙 의원의 낙선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공천 과정 전반에서도 여성 후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선 공직선거법 제47조 제4항은 '정당이 지역구 후보를 추천할 때 '전체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강제조항이 아닌 탓에 현실적으로 권고에 그치는 측면이 강하다. 역대 총선에서 양당이 지역구 여성 30% 이상 공천 의무를 준수한 적은 없었다. 이번 총선을 앞둔 공천에서도 마찬가지. 지난 8일 기준 민주당 지역구 공천 확정 후보 200명 중 여성은 16.5%인 33명에 불과했다. 이중 경선 승리는 8명이었으며 우선추천(전략공천)이 8명, 단수공천 17명이다.

또 우선·단수공천의 경우 서울 도봉갑에 전략공천된 '친명(친이재명)' 안귀령 상근부대변인과 경기 의왕·과천에 단수공천된 현역 이소영 의원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험지인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공천됐다.

여성 공천에 관한한 국민의힘의 성적은 더 뒤쳐진다. 같은 날 기준 국민의힘 공천 확정 후보 213명 중 여성 후보는 11.7%인 25명이다. 현 정권이 성별의 '구조적 차별'을 인정하지 않음에 따라 성평등 공천에 대한 노력을 방임한 결과가 여당의 공천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이날 "김용민 목사는 작년부터 민주당 내 페미니스트를 색출하겠다며 선동을 했고, 이번 총선 당내 경선에서 그가 지목한 이들은 모두 떨어지고 있다"며 "'비명횡사(비이재명계 공천 학살)'가 아니라 페미니스트 마녀사냥이 일어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3신당이라는) 개혁신당 공관위에는 심지어 여자는 3/4의 권리만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해서 여당에서조차 아웃되었던 함익병이 있다"며 "지금 우리는 성평등 정치는커녕 안티페미니즘 누가 더 잘하나 경쟁을 하고 있다. 혐오 정치가 하는 일은 결국 정치 혐오라는 함정"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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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4-04-10 05:00:43
남성혐오 여성우월주의 축출하겠다는데 왜 문제가되지? 한국 언론사들이 남성혐오 여성우월주의를 당당하게 옹호하고있다는것 자체가 문제.

ㅇㅇ 2024-03-30 19:04:30
페미 = 남성차별주의자들.

ㅇㅇ 2024-03-17 20:30:31
페미 같은 정신병 환자들은 축출해야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