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민추천제'에 현역 '날벼락'···뒤늦은 '공천 파동'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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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국민추천제'에 현역 '날벼락'···뒤늦은 '공천 파동' 우려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3.07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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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익 "당이 날 버렸다"···무소속 출마 시사
류성걸·양금희 '침묵'···지역 재배치 고려한 듯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국민추천제' 공천 방식을 여당 텃밭 일부 지역에 적용하기로 하면서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이들은 사실상 공천 배제(컷오프)된 것으로 간주되는데, 반발하는 의원이 있는 반면 지역구 재배치 가능성을 고려해 장고를 이어가는 이들도 있다. 국민의힘이 '현역 컷오프'를 본격화하면서 "뒤늦은 공천 파동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5일 국민추천제를 도입할 지역구를 발표했다. 선정된 지역은 서울 강남갑·을, 대구 동구군위갑과 북구갑, 울산 남구갑 등 총 5곳이다. 이곳 지역은 모두 국민의힘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강남갑·을은 태영호·박진 의원이 지역구를 옮기면서 주인이 없는 상태다.

국민의힘 공천 작업이 8부 능선을 넘은 상황에서 뒤늦게 국민공천 도입을 결정한 이유에는 "여당 공천에 쇄신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국민공천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며 '정치 신인' 수혈 방법으로 국민추천제를 선택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뒤늦은 국민추천제 도입으로 해당 지역구 선거판은 큰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지역에서 경선을 준비 중이던 예비 후보들을 중심으로 적지 않은 성토가 쏟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실상 컷오프 통보를 받아들게 된 지역구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울산 남구갑 현역인 이채익 의원은 컷오프에 공개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이 의원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이 저를 버렸다"며 "더욱 더 단단하게 전진하겠다. 잠시 떠나더라도 승리해서 (당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이 같은 입장에 지도부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과거처럼 당의 입장에 반발해서 (탈당하고) 당선된 다음에 복당한다는 생각이라면 그런 건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일관성이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지역구가 국민추천제 대상에 포함된 류성걸(대구 동갑)·양금희(대구 북갑) 의원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현재 지역구는 잃어버리더라도 최소한 재배치를 받아 기회를 부여받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두 의원은 공개 행보를 자제한 채 향후 행보를 숙고 중인데, 양 의원은 국민추천제에 공모하는 방법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추천제 자체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국민추천제는 오는 8~9일 이틀 동안 온라인 공천 신청을 받아 면접을 보고 15일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심사 과정은 비공개이며 심사 기준은 도덕성, 사회 기여도, 면접 등이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국민추천제가 사실상 전략공천과 다를 바 없고, 급박한 일정 때문에 준비된 후보가 아니면 신청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입 취지였던 '정치 신인 수혈'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이 미뤄뒀던 '현역 컷오프'에 속도를 내면서 여당 내 공천 내홍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석준(대구 달서갑)·유경준(서울 강남병) 의원은 자신들의 지역구에 당이 각각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와 영입인재인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공천한 데 대해 반발해 이의신청을 냈다.

여권 한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표 단속이 필요했던 '쌍특검법'이 폐기되면서 현역 물갈이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라며 "아직 공천 결과가 안 나온 의원들은 상당히 불안해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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