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까지 넘보는 中 알리…국내 이커머스 “나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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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까지 넘보는 中 알리…국내 이커머스 “나 떨고 있니”
  • 민경식 기자
  • 승인 2024.03.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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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베뉴’ 통해 국내 신선식품 선봬
수수료 면제 혜택 앞세워 셀러 모집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대표. 사진=알리익스프레스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이사. 사진=알리익스프레스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초저가로 무장해 한국 시장에 잠식한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신선식품 판매까지 손을 뻗었다.

그간 신선식품은 해외 직접구매(직구)로 활용하기 어려운 분야로 꼽혀왔지만, 한국 셀러(판매자)가 플랫폼에 직접 입점해 제품 판매와 배송을 도맡는 오픈마켓 방식을 취해 차별화를 꾀했다. 사업 초기인 만큼 국내 이커머스를 비롯한 유통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알리의 국내 이용자 수가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어 향후 시장 판도를 바꿀지 관전포인트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최근 한국산 상품 판매 채널 K-베뉴를 활용해 채소, 과일, 수산물, 육류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K-베뉴는 알리가 지난해 10월 마련한 국내 상품 전용관으로 가격 경쟁력과 빠른 배송을 앞세워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앞서 알리는 최근 신선식품 상품기획자(MD) 모집에 나서기도 했다.

물류 체계가 아직 구축되지 않아 오픈마켓 방식을 적용했다. 국내 셀러가 상품 등록부터 배송을 담당하고 알리는 입점 셀러와 상품을 검수하는 역할을 한다. 배송 기간은 사흘 정도로 무료 배송 서비스가 포함됐다.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신선식품 또한 초저가 전략을 내세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당분간 입점 셀러 전원에게 입점수수료 및 판매수수료를 제외하는 혜택을 내걸었다. 이커머스 업체 가운데 입점 수수료 면제 혜택은 제공하지만, 알리의 경우 판매 수수료까지 무료라는 점을 강조했다. 입점 셀러 입장에선 손해볼 게 없는 장사인 셈이다.

사업 초기 단계로 중소 셀러가 제한된 종류의 신선상품을 내놓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알리의 국내 이용자는 증가하는 추세로 신선식품 시장 공략에도 탄력이 붙을 거라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 앱 사용자 수는 지난달 기준 818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많은 수치다. 전년 동기(355만명)와 비교해도 130% 상승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알리가 전국 주요 거점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전략을 전개하기 보다는 오픈마켓 시스템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다”라며 “신선식품까지 판매 범위를 확장해 중국산이 아닌 한국산 제품을 선보이게 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에도 적지않은 파장을 끼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알리의 가품 이슈 등이 도마 위에 계속 오르는 만큼, 기본적으로 신뢰도가 중요한 신선식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셀러 측면에서 플랫폼이 먼저 좋은 혜택을 제시하니 입점을 거부할 이유는 없을 거 같다”라며 “신선식품의 경우 상품 신뢰도가 높아야 하는 품목인데, 다른 카테고리 상품군에서도 가품 문제가 발생하는 플랫폼에서 소비자들이 식품을 구매할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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