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확실성 대응…산업계, 관료 출신 영입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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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불확실성 대응…산업계, 관료 출신 영입戰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4.03.06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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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사외이사 선임
현대차, 김일범·김동조·우정엽 등 외교관료 영입
HD한조양 사외이사에 김성한 尹정부 첫 안보실장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파운드리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파운드리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기업들이 관료 출신 인사들을 영입해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공직생활을 통해 축적된 네트워킹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리스크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HD현대, 효성, LS일렉트릭 등 국내 기업들이 고위임원 및 사외이사로 관료 출신들 인사를 영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신 전 위원장은 금융·재정 전문가로 회사의 자금 운용과 글로벌 전략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전문적인 조언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삼전자는 고위 임원에 관료 출신 인사들을 전면 배치하고 있다. 최근 이병원 기획재정부 전 부이사관을 IR팀 담당임원으로 채용했다. 삼성전자가 기재부 출신 간부를 채용한 것은 지난 2016년 김이태 전 부이사관(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부사장)이 마지막이었다. 이 신임 부사장은 최근 윤석열 청와대 대통령실 행정관을 맡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정기임원 인사에서 외교통상부 출신 김원경 Global Public Affairs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김 사장은 외교통상부 한미FTA기획단 협상총괄팀장을 역임한 ‘미국통’이다.

김원경 삼성전자 Global Public Affairs실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김원경 삼성전자 Global Public Affairs실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중공업은 윤상직 전 국회의원과 국토부 차관 출신 이원재 주택산업연구원 고문을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윤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 2013년 3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산업부 장관을 역임했다. 삼성전기는 정승일 전 한국전력 사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했다.

현대차는 최근 우정엽 전 외교부 외교전략기획관을 영입했다. 우 전 기획관은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인사다. 현대차에서는 대외협력·글로벌 이슈 담당 조직인 GPO(Global Policy Office)를 윤석열 청와대 첫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출신 김일범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우 전 기획관은 GPO 전무로 내정됐다. 현대차는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외신대변인을 지낸 김동조 상무도 영입한 바 있다.

HD현대는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외이사에 서승환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선임한다. 서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국토부 장관을 지냈다. 지난달 연세대 총장에서 물러난 이후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HD현대는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 사외이사에 김성한 윤석열 청와대 초대 국가안보실장을 선임한다. 김 전 실장은 이명박 정부 외교통상부 제2차관,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 분과 간사 등을 지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달 주총에서 성윤모 중앙대 석좌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성 석좌교수는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9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맡았다.

효성중공업은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효성중공업은 오는 14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우 상근부회장을 사내이사(대표이사)로 선임한다. 우 상근부회장은 1984년 행정고시(27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우 부회장은 2016~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으로 에너지 정책을 담당했다.

LS일렉트릭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윤 전 장관은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 기재부 장관을 지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30대 그룹의 237개 계열사 중 4일까지 신규 사외이사를 추천한 71개사의 주주총회 소집결의서를 분석한 결과, 신규 추천 사외이사 103명 가운데 39.8%(41명)가 전직 관료 출신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검찰청 출신이 19.5%(8명)로 비율이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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