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여성·청년 공천에 '사천'·'2차 가해자' 논란 또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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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여성·청년 공천에 '사천'·'2차 가해자' 논란 또 구설수
  • 이설아 기자
  • 승인 2024.03.06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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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서울 서대문갑 등 2개 지역
'배우자실 부실장' 경력 권향엽, 전략공천→경선 전환
안희정 사건 가해자측 증인 경력 성치훈, 5인 후보 진출
더불어민주당 여성 전략지인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 사진=권향엽 전 비서관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여성 전략지인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 사진=권향엽 전 비서관 페이스북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 후보자 공천 작업을 지속해 진행하는 가운데, 여성·청년 전략지 후보자 선출을 놓고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를 보좌했던 인사가 전략공천 됐다며 당 내외에서 이 대표의 '사천' 의혹을 제기했고, 안희정 전 충청남도 도지사의 성폭력 사건에서 '2차 가해' 비판을 받는 인사가 경선 후보자로 선출되기도 했다.

6일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은) 여성과 청년을 홀대하고 있다. 4일 기준 (국민의힘 공천 확정 인원은 전체 인원 대비) 여성 12%, 45세 이하 청년이 8.1%에 불과하다"며 민주당은 이와 다른 공천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역시 여성 및 청년 후보자 공천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당과 차별화되는 공천 비율을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지난 총선 대비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여성·청년 전략지에서는 계속해 공정성 시비가 나온다. 현재 민주당은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을 여성 전략지로, 서울 서대문갑을 청년 전략지로 선정한 상황이다.

우선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의 경우 민주당은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전략공천했다가 지난 5일 이를 철회하고 경선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권 전 비서관이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서 배우자실 부실장을 지냈던 이력이 문제가 됐다. 여당 등에서는 김혜경 여사를 보좌했다는 이유만으로 이 대표가 '사천'을 했다며 비판에 나섰다.

이에 민주당은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해당 지역구의 경우 민주당 역사 69년 동안 선출직 여성 국회의원이 없었고, 전남 여성 국회의원 동안 46년간 존재하지 않아 지역 유일의 여성 출마자인 권향엽 예비후보를 공천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권 전 비서관은 중앙당 여성국장을 역임하고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이후 당 여성리더십센터 소장을 맡는 등 여성계 이력이 풍부하다.

그러나 공천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며 권 전 비서관은 당에 공천 철회 및 경선을 요청했다. 이를 민주당이 수용하며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은 권 전 비서관과 직전 컷오프(공천 배제) 됐던 지역구 현역 서동용 의원이 2인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서대문갑도 구설에 올랐다. 서대문갑은 청년 전략지로 선정된 이후 당초 4일 후보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아무런 설명 없이 후보자 공모 기간이 연장됐다. 경선 방법도 최초 중앙위원 100%에서 권리당원 70%·지역구민 30%로 변경됐다.

민주당이 지원자 14명 중 전날 발표한 서대문갑 후보군은 권지웅 민주당 전세사기 고충접수센터 공동센터장, 김규현·김동아·전수미 변호사와 성치훈 전 청와대 행정관 등 모두 5명이다. 이중 '대국민오디션'을 거쳐 전략공관위가 3명의 경선 대상자를 추린다. 3명의 대상자가 오는 9일부터 10일까지 경선을 치른 이후 최종 후보가 확정된다.

문제는 당이 발표한 후보군에 대한 의혹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지난 12월부터 약 3개월간 예비후보로 등록해 활동했던 황두영 전 청와대 행정관이 배제됐다. 황 전 행정관은 지역구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였기에 컷오프 자체가 납득이 안 간다는 지역 여론이 팽배하다. 한 당내 인사는 이날 <매일일보>에 "황 전 행정관의 컷오프는 과거 '비명(비이재명)'계 홍영표 의원의 보좌진을 했던 이력이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희정 전 충청남도 도지사의 성폭력 사건에서 법정 증인으로 나서며 '2차가해' 비판을 받는 성치훈 전 청와대 행정관이 후보에 든 점도 비판을 받고 있다. 성 전 행정관은 과거 안 전 지사 사건 공판이 진행될 당시 피고인인 안 전 지사 측 증인으로 출석해 안 전 지사와 피해자 김지은 씨가 나눈 문자메시지 등을 공개한 바 있다. 그러면서 "(김 씨가 안 전 지사에 대해) 아이돌을 바라보는 팬심이나 존경심이 있었던 것 같다"며 성폭행 사실을 듣지 못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과거 동료들의 비판이 나온다.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를 지냈으며 현재 세종시 세종을 무소속 국회의원 후보로 나선 신용우 전 비서는 "(성 전 행정관은) 안희정 재판 중 인턴에 준하는 입법보조원을 하다 한 번에 다섯 단계를 뛰어넘어 5급 비서관으로 승진했던 인물"이라며 민주당의 '가해자 우대'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치훈은 안희정 권력형 성폭력 사건의 대표적인 2차 가해자다. 안희정 사건 미투 6주년인 이날 민주당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널리 알려달라"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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