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그룹사 있으면 모를까… 지역 기반 중소건설사들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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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그룹사 있으면 모를까… 지역 기반 중소건설사들 “어떡하나”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4.03.06 15: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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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사 계열사 통한 자금조달 나선 대기업 건설사들
자금줄 막히고 포트폴리오 없고… 지방은 미분양 감내 어려워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그룹 계열사 지원이 가능한 건설사와 그렇지 못한 중소 건설사들의 상황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여파를 견디지 못한 지방 건설사들이 하나둘씩 쓰러지고 있다.

일부 건설사들은 그룹 계열사를 통한 자금조달 조치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으나, 포트폴리오가 전무한 지방 중소 건설사들은 자금난을 고스란히 감내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자구책 없이는 지방 건설사들의 줄도산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망한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PF 대출 위기감이 확산되며 자금 조달 시장도 경색 국면을 보이고 있다. 본PF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이 속출하면서 PF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기존 위기설이 돌았던 주요 건설사들의 경우 그룹 지원 등의 방식으로 대비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이마트가 최대주주인 신세계건설은 1월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흡수합병을 통해 순현금 약 660억원을 유입했고 2000억원 규모의 사모채도 발했다. 또 지난 2월에는 레저사업부문을 계열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1819억원인으로 확보한 현금 규모만 4000억원을 웃도는 셈이다.

시공능력 8위인 롯데건설은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우발채무와 관련해 시장의 우려가 큰 건설사 중 한 곳이었다. 그러나 롯데건설은 지난해 말 롯데케미칼(5000억원)·롯데정밀화학(3000억원)·롯데홈쇼핑(1000억원) 등 계열사들로부터 1조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수혈받았다. 최근에는 2조3000억원 규모의 PF 유동화증권 매입펀드를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가운데 롯데그룹사는 7000억원을 충당한다.

SGC이테크건설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800억원 규모의 채무증권을 발행했다. 동부건설도 해외 현장 공사대금과 준공 현장 수금, 대여금 회수 등으로 3000억원을 확보했다.

다만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 조사결과, 지난 2년 동안 대기업 계열 건설사의 채무보증 규모가 23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잠재부실 위험은 여전한 상황이다. 건설사의 채무보증이 늘었다는 것은 수주 물량 확대와 신규 사업 증가로 해석할 수 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이 지연될 경우 부실이 보증 제공자에게 전이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지역 기반 건설사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1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악성 물량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몰린 지방에선 이미 줄도산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일부 건설사는 자산 매각과 할인 분양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고금리로 늘어난 이자 부담과 원자재가격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면서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폐업한 건설사는 종합건설사 79곳, 전문건설사 606곳 등 685곳으로 확인됐다. 올해 부도처리된 전문건설사는 광주·울산·경북·경남·제주 지방 건설사 5곳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지방 중소건설사들의 자금난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분양이 6만 가구가 넘고,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 자금난이 겪는 중소건설사들의 부도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더 길어지고, 미분양이 지금보다 더 늘어나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정부는 양질의 부동산 파이낸싱(PF) 현장을 지원하고, 본PF도 열어주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최근 미분양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적절한 지원도 필요하지만 중소건설사들이 사업 다각화 등 강력한 자구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줄도산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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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21 2024-03-07 14:35:27
주철근 누락하며 시공한 동부건설은 검단 AA21BL 아파트를 책임지고 전면 재시공하라! 자꾸 4개동만 잘라서 재시공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쓰면 된다고 우기려하는데 단독주택 집을 반 잘라서 반은 허물고 반은 내버려뒀다가 다시 세워서 이어붙이면 그게 멀쩡한 집이냐? 괴물집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