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등을 통한 보조금 정책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 내 공장 건설 붐이 일었지만, 급격한 건설 비용 상승과 자재 수급난으로 기업들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일본 파나소닉은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지로 오클라호마주를 주목했지만 지난해 말 더 이상 이곳이 후보군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파나소닉 관계자들은 "캔자스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에 투입하는 자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다른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WSJ에 전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지으려던 계획을 미뤘다. 인텔은 200억달러(26조5000억원) 규모의 오하이오 내 반도체 공장 건설 프로젝트 일정을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재비 상승 등으로 공장을 짓는 비용이 늘어난 결과라고 WSJ는 분석했다.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산업용 건축물 건설과 관련된 비용은 3년 전보다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공장을 짓는 데 필요한 자재와 부품의 수요가 급증해 조달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개폐장치와 변압기 등을 배송받기 위해 100주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WSJ은 로이터 통신의 과거 보도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에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 드는 비용이 당초 예상액을 80억달러(약 10조5520억원) 이상 초과할 것이라고 작년 3월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공장 건설 붐' 이전의 시장 상황을 기준으로 공장 시공 예산을 책정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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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일 기자 kw@m-i.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