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국내서 고전 중인 중견건설사, 해외수주부문 노크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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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국내서 고전 중인 중견건설사, 해외수주부문 노크 활발
  • 권영현 기자
  • 승인 2024.02.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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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해외수주 중견사 비중 10% 내외
최근 해외 플랜트‧주택 분야 등 수주 낭보
주택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중견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를 올리는 등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국내 주택업 불황이 계속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가 국내 주택 분야에 집중된 중견건설사들이 해외 진출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26일 해외건설협회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우리나라 기업 총 321개사가 95개국에서 606건을 수주하며 해외건설 수주액 33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수주 상위 10곳이 모두 대기업으로 전체 수주액의 87.9%에 달하는 293억달러를 수주했고 중소건설사들의 수주 비중이 5%대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중견건설사의 비중은 10% 안팎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들어 중견건설사들이 해외 플랜트 및 인프라 등을 수주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해외로 넓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34위인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5억287만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화학플랜트 설비 증설 공사를 수주한데 이어, 이달 2500억원 규모의 생산 설비 공사를 수주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9363만달러와 6346만달러 규모의 사업을 수주하는 등 최근 해외에서 적극적인 수주에 나서고 있다.

플랜트와 원전 등을 주로 수주하는 대형건설사와 차별화를 위해 도시개발 부문에 집중하는 중견건설사들도 있다.

반도건설은 최근 미국 LA에서 아파트 시행‧시공‧임대관리 등 사업 전 과정을 총괄하는 3020 윌셔 프로젝트를 따내며 7500만 달러의 수주고를 쌓았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자체 개발 사업으로 ‘더 보라 3170’을 준공한데 이어 연이어 미국 주택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600억원 규모의 ‘떤반(Tan Van)~년짝(Nhon Trach)’ 도로건설 2공구 공사를 수주했다. 같은해 중남미 국가인 엘살바도르에서 4억3000만 달러의 낙찰통지서를 접수 받아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일성건설도 지난 연말 베트남에서 베트남 교통부 산하 철도사업관리국에서 발주한 ‘케넷철도 개량사업 1공구’ 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290억원 규모다.

대구를 기반으로 한 화성산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모한 파키스탄 카라치 주거환경개선 및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 민간사업자 공모사업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주택 개‧보수 지원과 공원조성, 가로등‧정수시설 설치 등을 통해 카라치의 낙후 지역 30곳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확보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는 374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 대부분이 장기간 해외 진출을 위한 '빌드업'이 최근 국내 주택시장 불황에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해외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중견사들은 꾸준히 과거부터 현지 지사 설립을 통한 지속적인 시장 모니터링을 했던 기업들이고 그 성과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지난 몇 년간 해외 건설 시장이 침체되면서 건설사들이 해외 인력을 국내로 전환 배치했기 때문에 중견기업들이 당장 해외 진출을 위한 여력을 갖추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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