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폭 넓힌 南北 2차 접촉 무슨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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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폭 넓힌 南北 2차 접촉 무슨 말할까
  • 신재호 기자
  • 승인 2014.02.1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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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접촉서 거론 안된 5·24조치 해제·금강산 관광·정상회담 등 가능성

[매일일보] 14일 오전 10시 판문점에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이 열리는 가운데 지난 12일 판문점에서 열린 박근혜정부 첫 남북 고위급 접촉의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차 접촉에서 거론된 의제를 통해 2차 접촉의 의제나 분위기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정부 설명에 따르면 이날 접촉에서 남북은 총론 격인 남북관계 개선 방법론을 놓고 각자의 해법을 내놓았다. 우리는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북측은 지난달 16일 국방위원회가 내놓은 소위 ‘중대제안’을 중심으로 각각 서로의 입장을 자세히 설명했다.

입장차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그쳤지만 정부는 남북의 고위 당국자가 직접 만나 서로의 견해를 진지하게 경청한 것 자체에 일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대통령의 남북관계에 대한 생각, 대북정책에 대해 소상히 설명했다”며 “북한 측이 소위 존엄 모독, 언론비방과 중상, 키 리졸브에 대해서 얼마나 크게 생각하는지 등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남북은 그러나 각론에서 서로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한미 군사훈련이 이번 접촉의 최대 쟁점이었다. 우리는 남북관계 개선의 ‘첫 단추’인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합의된 대로 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은 상봉행사의 예정대로 진행에 동의하면서도 군사적 대치 상황의 심각성을 이유로 이달 24일 시작될 키 리졸브 연습을 20∼25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 뒤로 미루라는 주장을 갑자기 들고 나왔다.

북측이 갑자기 이산가족 상봉을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연계시키겠다고 나서면서 오전까지만 해도 비교적 원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던 회의 분위기가 급랭했고, 급기야 애초 목표한 공동 보도문 채택도 무산됐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이) 처음에는 중대제안에 나온 군사적인 대치 문제를 제기했고 오후 들어 상봉 행사가 끝나고 그 이후에 군사 훈련을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도 우리 대표단의 문제 제기로 자연스럽게 회담 테이블에 올랐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결단을 촉구하면서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줄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북한은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지만 기본적으로 핵 문제는 남북 간에 협의할 사안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쳐 논의가 심도 있게 진행되지는 못했다.

이밖에 북한은 자신들의 소위 ‘최고 존엄’과 ‘체제’에 대한 우리 언론의 보도를 문제 삼으면서 우리 정부에 대해 “언론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우리 정부는 “언론에 대한 정부의 통제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1차 고위급 접촉에서는 북한이 의제로 제기할 것으로 관측된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대북 경제 지원, 남북 정상회담 문제 등은 전혀 거론되지 않음에 따라 14일 열리는 2차 접촉에서 이 문제들이 거론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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