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세금 고민에 분쟁까지…재계, 세대교체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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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세금 고민에 분쟁까지…재계, 세대교체 '쉽지 않네'
  • 신영욱 기자
  • 승인 2024.02.18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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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등 세금 규모 부담 상당…재원 마련 위한 주식 매각 등 진행 시 그룹 지배력 약화 우려 존재
오너 일가 간 경영권 분쟁 발생 가능성도 고민…최근 한국앤컴퍼니그룹, 한미약품그룹 분쟁 발생
(왼쪽부터)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왼쪽부터)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그룹 오너의 아들, 손주 등이 그룹 경영 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승계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잡음 없는 세대교체를 위한 재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상속세 등 부담해야 하는 세금의 규모가 상당한 데다 상속 과정에서 오너 일가 간 경영권 분쟁까지 발생할 수 있어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유산 상속을 위해 필요한 삼성 오너 일가의 상속세는 약 12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에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 오너 일가 세 모녀는 주식담보대출을 통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은 상속세 지난달 약 2조1689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전량 매각하기도 했다. 대출 규모가 워낙 큰 만큼 그에 따른 연간 이자만 수천억원 규모로 부담이 적지 않아 주식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 주담대를 받지 않고 배당금을 통해 상속세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의 상속세는 2조9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천문학적 자산 규모만큼 상속세와 증여세의 규모도 커, 승계 작업에 있어 오너일가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특히 상속세 마련을 위해 주식 매각 등을 선택하기도 쉽지 않다. 지분이 줄어드는 만큼 그룹 지배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세금 재원 마련 외에도 상속 과정에서 오너 일가 내부에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일례로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은 지난해 12월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특히 형제간 갈등을 넘어 아버지, 누나, 친척 등 집안 전체로 분쟁이 번졌다. 장남인 조현식 고문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고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그러면서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차녀 조희원 씨를 우호 주주로 확보했다. 차남인 조현범 현 회장은 조양래 명예회장과 큰 아버지인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효성그룹(효성첨단소재)을 우군으로 맞이했다.

해당 분쟁은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실패하며 조 회장 측의 방어 승리로 마무리됐다. 다만 조양래 명예회장을 겨냥한 법적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실제 지난 2020년 조 회장이 그룹 후계자가 되자 다른 형제들이 즉각 조 명예회장에 대해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또 지난달 OCI그룹과의 통합을 발표한 한미약품그룹도 형제와 모녀 사이의 경영권 다툼이 발생한 상태다. 지난달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과의 통합을 발표하자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사장과 차남 임종훈 사장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임종윤 사장은 그룹 통합 발표 이후 개인 SNS를 통해 반대 입장 표했다. 특히 임 사장은 차남인 임종훈 사장과 함께 지난달 수원지방법원에 한미약품 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첫 심문기일은 오는 21일이다. 아울러 임종윤 사장은 최근 한미그룹 경영에 복귀하기 위해 한미사이언스에 주주제안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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