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테일러 스위프트와 김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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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테일러 스위프트와 김윤아
  • 조석근
  • 승인 2024.02.1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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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근 정경부장
조석근 정경부장

테일러 스위프트는 1989년생이다. 우리 국민 가수 아이유보다 4살 정도 더 많다. 30대 중반 이 싱어송라이터는 미국 내 역대 최고의 셀럽으로 부상했다. 대선 국면으로 접어든 미국 정계도 예외는 없다. 모두가 스위프트의 입을 쳐다보고 있다.

과연 테일러 스위프트가 누구를 지지할지가 요점이다. 정확히는 지난 미국 대선처럼 이번에도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할지다. 스위프트는 페미니스트이면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벌어진 대대적인 흑인 인권운동 '블랙 라이브즈 매터(BLM)'의 적극적 지지자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현재까지 '올해의 그래미 앨범'을 4번 수상한 유일한 인물이다. 초유의 팝스타다. 2006년 데뷔 이래 발표한 앨범 10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2억장이 팔렸으며 콘서트 투어로만 1조원을 넘게 번다.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시장 미국 인구 3억4천만명 절반이 스위프트 팬이다.

미국 정치권은 스위프트의 얘기를 경청한다. 섣불리 비판하지 않는다. 테일러 스위프트 정반대 성향의 인물에 대해선? 칸예 웨스트는 미국 힙합계 최고 스타다. 그래미 21개를 수상한 대단한 기록의 이 랩퍼는 2020년 트럼프를 지지하다 성에 안 찼는지 직접 출마했다.

민주당, 공화당 지지 여부를 굳이 가릴 필요 없다. 미국 가수들과 영화배우들, 작가들, 스포츠 스타들은 제각각 누군가를 지지한다. 지지 여부만이 아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숨기지 않는다. 그것이 정치적으로 문제될 일은 드물다. 언론은 그 내용을 전하고 민주, 공화 양당은 대체로 주시한다.

잼버리에 대한 외국인 청소년 4만명의 악몽을 달래겠다고 행정부가 나서서 19개 아이돌팀을 징발, 아니 긴급 소집하지도 않는다. 엑스포를 유치하겠다고 BTS 정도 되는 거물이 '무료' 콘서트를, 그것도 '자발적으로' 개최하진 않는다. 그 엑스포 유치전이 119대 29 '석패'로 마무리되지도 않는다. 미국은 그런 면에서 참 선진국이다.

자우림 김윤아의 후쿠시마 오염수 발언은 이미 어느 정도 잊혀졌다. SNS에 "RIP(고이 잠들라) 지구", "분노에 휩싸였다"는 비판적 표현들이 문제였다. 집권 여당 대표,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나서 김윤아에 대해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 "최소한의 지식도 갖추지 않은 선동"이라며 비난했다.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공개적 표현은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를 날렸다.

자우림은 1997년 데뷔했다. 27년째 활동한 국내 최정상 록밴드 중 하나다. 김윤아는 국내 대표 싱어송라이터다. 이 정치인들의 정치 경력보다 더 오랜 기간 활동했고 국내 대중문화, 공연계에 기여했다. 그럼에도 김윤아에 대한 비난 기준은 딱 하나. 현 정부와 여당의 입장과 다르다는 것이다.

이달 초 설명절 특별사면 대상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포함됐다. 연예계를 포함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실형 2년을 선고받은 지 일주일 만이다.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두 달도 안 남았다. 사회 전체가 예민해지는 시기다. 연예인 또는 문화계, 아니 어느 직업집단이든 그저 국민의 일원이다. 이들이 정치적 표현 때문에, 특히 정치권으로부터 불이익을 얻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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