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 충격 반등…금리인하 ‘업황 회복’ 기대감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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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PI 충격 반등…금리인하 ‘업황 회복’ 기대감 찬물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4.02.1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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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소비자물가 3.1% 상승…시장전망치 상회 후폭풍
美연준 5월 금리인하 가능성 하락…6월 인하설도 나와
철강 수요·전기차 소비 회복 불투명…반도체 수요 영향도
포스코 대치동 사옥 전경.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 대치동 사옥 전경. 사진=포스코 제공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반등 충격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CPI가 시장전망치보다 많이 올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리인하에 따른 반도체, 철강, 배터리 등의 업황 회복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CPI 반등이 반도체, 철강 배터리 산업의 불확실성을 높여주고 있다.

미 연준의 5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1월 CPI의 충격파로 크게 떨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33.9%로 떨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시장에서 CPI 발표 이후 금리인하 기대감을 5월에서 6월로 늦췄다고 내다봤다.

미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1월 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3.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9%를 상회한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도 1월에 전년대비 3.9% 뛰며 시장 전망치(3.7%)를 웃돌았다.

연준은 그동안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 인플레이션 경로를 중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지속가능하게 물가가 2%로 떨어지고 있다는 자신감가 있어야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1월 CPI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경로를 이탈한 것인지 연준의 판단이 관건이다. 연준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금리인하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철강, 배터리, 반도체 등의 업황 회복 기대감도 낮춰진 상황이다. 고금리 환경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수요와 투자를 위축시킨다. 반도체 및 철강 수요, 전기차 소비 등도 고금리로 억눌린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미국 기준금리 추이를 지켜보는 이유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철강 시황에 대해 “미국도 금리 인하를 시사하고 이달 중국에서는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5% 정도의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도 “특히 미국 금리 인하 및 중국의 부동산 관련 경기 부양책이 언제 실행되고 언제 효과가 나타나는가가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SK온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컨콜에서 “하반기는 낮은 메탈가로 배터리 가격 하락, 기준금리 하락, 전기차 신차 확대 등으로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도체도 영향은 불가피하다. 다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감산 효과로 지속적인 메모리 업황 회복세는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컨콜에서 “(올해) 향후 금리 정책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변동 폭이 있겠으나 메모리 업황 회복세는 지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실제 반도체 시장 선행지표로 읽히는 메모리 D램 현물 가격은 5개월 연속 상승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범용 제품인 'DDR4 8기가비트(Gb) 2666'의 현물 가격은 지난 8일 기준 1.937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10% 상승한 수치다. D램 고정 거래 가격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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