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절실한 금융지주 쏟아지는 2금융권 매물 주목...건전성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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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절실한 금융지주 쏟아지는 2금융권 매물 주목...건전성이 변수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2.07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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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이익 기대 사라진 금융지주들 M&A 퍼즐 맞추기 분주
주인 찾는 보험·카드·저축銀..."매각가 낮추고 건전성 높여야"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계열사 확보를 위한 M&A에 시동을 걸었다. 사진은 4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 왼쪽부터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 사진=연합뉴스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계열사 확보를 위한 M&A에 시동을 걸었다. 사진은 4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 왼쪽부터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금융지주사들의 M&A 셈법이 분주해지고 있다. 증권사, 보험사 등을 인수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는 동시에 비은행 분야 수익성을 강화해야 하는데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다만 높은 매각가와 건전성 리스크는 여전한 발목이 되고 있다. 

업계에선 상대적으로 높은 매각가를 합리적으로 재설정하고 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려야 M&A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있다. 전문가들도 올해는 금융지주사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건전성을 높이는 등 리스크가 해소되면 M&A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거로 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2금융권 회사들이 M&A 시장에 매물로 줄줄이 나온 상황이다. 보험사 5곳, 카드사 1곳, 저축은행 3곳 등으로 다수의 금융사가 인수합병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매물은 많지만 지난해 단 한 건의 인수합병도 이뤄지지 않은 보험사들은 바뀐 새 회계제도(IFRS17)의 불확실성이 다소 걷혀 지난해보다는 성공확률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M&A 시장에 나와있는 보험사들은 KDB생명을 비롯해 ABL생명, MG손해보험 등이며 올해는 동양생명과 롯데손해보험도 매각을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이 연이어 매물로 나오면서 비은행부문의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들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10월 KDB생명 인수와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당시 하나금융은 비은행부문 성장을 위해 M&A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추후 보험사 인수를 다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도 원하는 매물이 나오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보험사보다는 증권사 인수를 우선으로 하고있는 만큼 보험사가 포함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 중 유일한 매물인 롯데카드는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2년 4월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매각 작업에 착수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자 롯데카드 자회사인 로카모빌리티를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하는 등 몸값 낮추기에 들어갔고 올해는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금융지주 내 카드사들이 합병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인수합병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건전성 우려가 커진 저축은행들의 M&A는 안갯속이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저축은행은 상상인·한화·애큐온 등이다. 제2금융권의 인수합병 러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업계에선 무리한 매각가를 합리적으로 낮춰야 M&A 시장이 활발해 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인수에 나설 금융사들의 재정 건전성이 회복되어야 인수합병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주요 금융지주들은 올해 이자이익 감소가 기정사실화된 만큼 M&A를 통한 비은행 계열사 키우기가 지상과제가 됐다. 

가장 적극적인건 우리금융지주인데 우선 증권사 M&A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달 경영전략회의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PT)을 하면서 올해 내 증권사 M&A 계획을 공식화하자 실무선에서 매물로 나온 중·대형 증권사뿐만 아니라 소형 증권사까지 모두 접촉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근 한국포스증권 인수 계획을 금융당국과 논의한 데 이어 이사회에 전달하는 등 증권사 인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포스증권은 지난 2013년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 ‘펀드온라인코리아’로 설립된 소형 증권사다. 우리금융이 들고 있는 청사진은 포스증권 인수로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종금사인 우리종금과 시너지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BNK금융지주는 사모펀드(PEF)와 손잡고 보험사 M&A로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BNK금융은 이미 증권사,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 비은행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인수하면 종합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다만 BNK금융은 과거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오는 2026년까지 자회사 인수가 제한돼 있어 PEF가 조성하는 펀드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고 향후 최대 출자자 지위를 확보하는 등 장기적 차원에서 보험사 인수계획을 세웠다.

Sh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의 숙원사업인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M&A 전담부서인 M&A 추진실을 신설하면서 금융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h수협은행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와 캐피털사를 먼저 인수해 지주사 형태를 갖추고 오는 2030년까지 증권사를 인수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한 상태다. 

이같이 금융지주사들이 M&A를 통해 비은행 분야를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최근 자회사 포트폴리오 내 비은행 계열사의 보유 여부가 실적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3·4분기까지 누적 기준 금융지주사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KB금융지주는 약 29.9%에 달하지만 우리금융은 12%에 그쳤다. KB금융은 적극적인 M&A의 결과물인 KB증권, KB손해보험이 실적을 보완하면서 지주 전체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강할 때일 수록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사업 다각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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