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미‧우‧세(미래를 우려하는 세대)가 말하는 노후 경제적 불안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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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미‧우‧세(미래를 우려하는 세대)가 말하는 노후 경제적 불안의 실체
  • 윤선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
  • 승인 2024.02.05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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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

당신은 노후를 얼마나 잘 준비하고 있습니까?

얼마 전 노후가 가까워지거나 이미 노년기에 접어든 40대~70대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매우 긍정 응답은 2%뿐이었고 다소 긍정까지 더해도 20%를 넘기지 못했다. 노후 삶의 만족을 결정하는 재정, 건강, 여가 등 다양한 변수 중 가장 우려가 큰 것은 단연 ‘경제적 준비’였다. 이들은 노후의 시작점을 ‘소득활동에서 물러나 은퇴할 때’라고 인식해 소득 단절과 노후를 연관 지어 생각했다. 이는 노후의 가장 큰 이슈가 경제적 준비임을 방증하는 결과이기도 했다.

특히, 50세~64세 은퇴 전후에 속한 ‘프리시니어’는 노후 경제적 준비에 대해 약 10%만이 긍정적 응답을 할 만큼 우려가 매우 컸다.

그렇다면 노후 경제적 불안의 이유는 무엇일까? 응답자의 80%는 자가를 소유해 주거의 안정성을 확보했고 총자산의 규모는 10억원에 달했으며 월 평균 가구 소득은 600만원에 육박했다. 즉, 노후 경제적 불안의 이유가 절대적 빈곤 때문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10명 중 8명은 노후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저축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3/4은 저축을 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노후의 경제적 준비가 충분치 않다고 인식했다. 그렇다면 노후 경제적 불안의 실체는 무엇일까?

우선, 노후자금 목적의 저축 규모 자체가 스스로 목표한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노후 대비를 위해 월 100만 원 이상 저축해야 한다고 인식했지만 실제는 목표액의 70% 수준에 그쳤다.

또 저축 용도를 물었을 때 특별한 용도나 목적 없이 ‘그냥 모으는 돈’의 비중이 높은 것도 불안의 원인 중 하나였다. 막연한 저축이 아닌 저축의 ‘이름표’를 붙여 관리함으로써 심리적 불안을 낮출 필요가 있었다. 특히 노후 가장 필요한 목적자금으로 언급된 요양/간병 등 의료 자금은 별도로 마련되어야할 중요한 항목이었다.

이들이 노후 경제적 준비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매월 고정 소득원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자산이 많은 경우에도 고정적으로 확보되는 소득 규모를 예측할 수 없어 불안해했고, 개인연금을 보유해도 불안은 해소되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소득 단절 후 확보될 수 있는 월 소득 규모가 산출되고 이를 시각적으로 확인‧체감될 수 있길 바랐다. 개인별 소득 확보를 위한 저축 필요 금액을 기반으로 저축·투자 포트폴리오가 설계돼야 노후 경제 준비의 실천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이 노후 준비 대표 상품격인 ‘개인연금’을 이해하기 어려워 한다는 점도 개선이 시급한 대목이었다. 개인연금의 가입 목적은 노후대비 뿐 아니라 저축·투자목적도 주요했으나 세제혜택의 변화나 사전지정운영제도, 타겟데이트펀드 활용 등 수익 관리를 위한 상품의 특징은 잘 알지 못했다. 더욱이 해당 특징으로 인해 오히려 개인연금이 더 어려워지고 나와의 관련성은 낮아진다고 인식해 심각성을 더했다. 소비자가 개인연금의 효능을 알기 쉽도록, 효능 때문이라도 미리 준비하고 싶도록 정보 전달력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해 보였다. 또 즉시연금, 주택연금 등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소득원 마련 방안이 효율적으로 가이드될 필요가 있었다.

현재 노후를 위한 금융서비스는 ‘시니어’에 초점이 맞춰져 고령자 금융보호 및 건강, 여가, 상속증여 등 재무‧비재무 영역에서 다양하게 관리되고 있다. 이제는 노후 경제적 준비가 절실한 ‘미‧우‧세’로 관리의 범위가 확장되었으면 좋겠다. 그들의 노후 재정 관련 니즈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지금보다 선명한 미래가 그려질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제안함으로써 노후 재정 이슈만은 막연한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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