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공의 홍보는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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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공의 홍보는 달라야 한다
  • 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차장
  • 승인 2024.02.0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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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차장 / ‘홍보 인수 인계서’ 저자
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차장 / ‘홍보 인수 인계서’ 저자

매일일보  |  충주시가 유튜브로 인기몰이를 하면서 많은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이 유튜브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충주시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둔 공공분야 채널을 찾기는 어렵다. 오히려 더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려는 욕심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훨씬 많다. 똑같은 콘셉트의 콘텐츠를 제작하더라고 공공에서 만들면 사람들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 공공기관의 홍보는 민간의 그것과는 달라야 한다. 

유튜브가 TV를 제치고 홍보채널의 최강자가 된 지 벌써 몇 해가 흘렀다. 방송통신위윈회가 매년 발간하는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스마트폰을 필수매체로 인식하는 비율이 70%를 넘기며 27.2%를 기록한 TV를 제치고 압도적인 1위로 조사됐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이용한 OTT 시청유형 중 1위는 유튜브였다. 이러한 흐름에 공공부문도 동참했다. 지자체, 공공기관, 연구기관 등은 너나 할 것 없이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운영 중이다. 구독자수와 조회수를 많이 얻어내기 위해 ‘B급’, ‘병맛’콘텐츠를 제작하는 곳도 많다. 하지만 민간채널만큼 영향력이 있거나,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채널은 ‘충주시’를 제외하고는 찾기 힘들다. 

공공에서 운영하는 채널의 흥행이 어려운 이유는 대중들의 방문목적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중들은 공공에서 운영하는 유튜브채널을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찾지 않는다. 그들은 지자체,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신뢰성 높은 ‘정보’를 얻기 위해 유튜브 채널에 방문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실제로 지자체가 운영하는 SNS가 한때 엄청난 트래픽을 일으켰던 때가 있다. 바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였다. 사람들은‘확진자 동선’이라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 지자체가 운영하는 SNS에 몰렸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끝나며 지자체 SNS의 방문자수는 다시 급감했다. 

지자체 SNS가 너무 재미있어서 방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충주시 채널을 벤치마킹해서 ‘재미’만을 추구하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무지출 챌린지’를 전개했다가 이미지가 일본 식문화를 표현했다는 논란을 일으켰고, 법정근로시간 준수를 위해 노력해야 할 고용노동부는 SNS에 ‘야근송’을 올렸다 뭇매를 맞았다. 강남구는 홍보영상에서 ‘시골비하’논란을 일으켜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하물며 ‘B급’,‘병맛’을 가장 잘 활용한다고 평가받고 있는 충주시 유튜브 채널도 얼마 전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남자를 비하했다는 논란을 불러온 적이 있다. 

공공의 홍보는 국민과의 소통이다. 그리고 유튜브, SNS는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공공의 최적매체이다. 하지만 이런 채널들은 그와 동시에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무조건적인 재미만 추구하는 공공의 SNS채널은 낭떠러지에서 외줄을 타는 것과 다름없다. 공공에서 운영하고 있는 SNS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를 국민들이 쉽게 얻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재미만 추구해서는 공공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공공의 홍보는 민간과 달라야 한다. 

 

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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