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끝난 제약바이오… SK바사, R&D 선순환으로 재도약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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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특수’ 끝난 제약바이오… SK바사, R&D 선순환으로 재도약 노린다
  • 이용 기자
  • 승인 2024.02.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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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주력 기업 적자 행진 속, SK바사 3분기 실적 선방
안재용 사장, 지난해 적자 대응 계획 구축… “3년 투자 거쳐 성과 도출 목표”
전체매출 중 30% 이상 연구에 투자… 경영 고도화로 글로벌 진출 본격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등 백신 제품군 '스카이백스' 시장 확대를 목표로 중장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래픽=매일일보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지난해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이후, 관련 의약품 및 진단 제품으로 특수를 누렸던 기업들의 외형 성장이 멈췄다. 이 가운데, 적자 속에서도 연구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부터 반등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제조 기업인 화이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 진단키트 개발사 SD바이오센서 및 씨젠은 지난해 실적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화이자의 지난해 매출은 약 585억달러(한화 약 78조원)로, 지난해 대비 41.6% 감소했다. 순이익은 93% 줄었다.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와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란 분석이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로 각광 받았던 업체도 엔데믹에 접어든 이후 매출 하락세를 걸었다. 씨젠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91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코로나19 관련 제품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86% 감소했다. SD바이오센서의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액은 151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2.6% 급감했다. 영업손익도 지난해 동기 대비 89% 줄었으며, 영업적자는 3개 분기 연속 이어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695억원을 기록, 지난해(4567억원) 대비 19.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순이익은 2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24억원) 대비 81.8% 줄었다. 스카이코비원 매출 부재가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관련 기업들의 적자는 본래 예정된 수순이었다. 엔데믹으로 코로나19 관련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주력 수입원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그동안 백신과 치료제를 앞세워 글로벌 제약업계서 매출 1위를 차지해왔다. 올해는 당뇨병 치료제를 앞세운 노보노디스크가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매출 실적으로만 따지면 감소 폭이 적은 편이라 오히려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독감 및 대상포진 등 백신 파이프라인이 매출 호조를 보였던 덕분이다. 백신 수요에 힘입어 앞서 3분기에는 매출 2318억원, 영업이익 60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54.6%, 영업이익 185.3%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사업에 주력했던 기업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적자 행진을 면치 못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차세대 감염병 대응 백신 사업을 엔데믹 이후의 목표로 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사실 적자의 또 다른 원인은 지난해 매출 중 3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던 까닭이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1000억원대 투자를 단행했던 만큼, 투자 결실이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이미 지난해 4월 “내부에서는 3년간 적자가 날 것으로 본다”고 예견한 바 있다. 그리고 “미래를 위한 준비는 차질없이 진행 중이다. 연구개발 및 미래 전략에 투자를 진행 중이며, 3년의 투자를 거쳐서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향후 5년간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하고, 연구개발(R&D) 영역에서만 1조2000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2023년도 적자는 아직까진 안 사장이 예측한 범위 내의 부진인 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지난해 차세대 핵심 기술 확보 및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고도화를 마치고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한 상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MSCI)이 실시한 2023년도 ESG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했고,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통합등급 A를 받았다. 국내외 투자 기관들은 기업의 ESG 평가를 고려해 투자를 결정한다.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안정적인 경영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다.

현재 2025년 상반기 중 완공을 목표로 한 송도 글로벌 R&PD 센터가 들어서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관련 전략이 본격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부터 상업 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시설로, 기존 비즈니스 영역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신규 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백신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사태가 발생하면 신규 백신 개발, 생산, 공급 모든 것이 한 회사에서 이뤄지는 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지난해는 성장을 위해 투자하는 시기였다"며 "올해는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등 백신 제품군 '스카이백스' 시장 확대를 목표로 중장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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