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글로벌 인프라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탈탄소화, 디지털화 등 메가 트렌드로 인프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인프라 관련 사업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의 블랙록이 인프라 특화 사모펀드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GIP)’를 125억달러(약 16조4850억원)에 인수했다. GIP의 총 운용 자산규모는 1000억달러(130조원)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은 “세계 경제가 다양한 구조적 변화로 재편되는 가운데 인프라는 가장 흥미로운 장기 투자 기회 중 하나”라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인프라 시장 규모는 1조달러(약 1334조원)으로 추정된다.

인프라 시장은 탈탄소화, 디지털화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각국 정부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태양력, 풍력, 수소, 전기차 등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이 대표적 친환경 인프라 지원법안이다. 인공지능(AI) 및 소프트웨어(SW) 산업 중심의 디지털화도 네트워크망, 데이터센터 등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촉진시키고 있다.

이러한 메가트렌드는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에 고소득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실제 사우디에서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비전 2030’을 발표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탈(脫)정유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모디노믹스’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첨단기술 제조국가를 꿈꾸고 있다. 자원부국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투자로 친환경 산업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글로벌 인프라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 총수들은 빈살만 왕세자 차담회에 총출동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삼성은 사우디 스마트시티 건설을 위한 네트워크망 구축, 터널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해 추석 연휴에 삼성물산 사우디 건설현장을 찾아 “중동은 미래 먹거리와 혁신 기술 발휘 기회로 가득 찬 보고(寶庫)”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도 사우디국부펀드와 함께 사우디 현지 자동차 조립 합작공장 건립에 나선다. 포스코그룹은 인도네시아 신수도 건설 프로젝트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한화그룹은 미국 태양광 1위 경쟁력을 내세워 사우디 스마트시티의 태양광 인프라 사업을 두드리고 있다. HD현대는 사우디와 조선·건설기계·에너지 등 다방면에서 사업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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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래 기자 srblessed@m-i.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