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생산 0.3%↑·투자 5.5%↑·소비 0.8%↓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지난해 산업생산은 소폭 늘었으나,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 부진을 겪으면서 제조업 생산이 외환 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2년째 감소세가 이어졌고 설비투자는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12월 산업생산은 두 달째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소매판매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내수 부진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작년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2020년=100)는 110.9로 전년보다 0.7% 증가했다.
전산업 생산은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증가세를 유지해오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1.1%) 첫 감소 후 2021년(5.3%), 2022년(4.6%)로 3년 연속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이 부진하면서 증가 폭이 크게 둔화했다.
산업생산 증가는 서비스업이 견인했다. 지난해 서비스업은 도소매 등에서 줄었지만, 금융·보험, 운수·창고 등에서 늘어 2.9% 올랐다. 반면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은 3.8% 감소했다. 자동차 등에서 증가했으나 전자부품과 반도체 등에서 크게 줄었다.
특히 반도체 불황 영향으로 제조업 생산이 3.9% 떨어지며 1998년(-6.5%) 이후 2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생산은 5.3% 줄어 2001년(-15.3%)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보다 1.4% 내렸다. 지난 2003년(-3.2%) 전년 대비 3.2% 감소를 기록한 이래 20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승용차 등 내구재(0.2%)에서 판매가 늘었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8%)와 의복 등 준내구재(-2.6%)에서 판매가 줄었다.
기업이 미래에 대비해 기계·설비를 사는 설비투자도 지난해보다 5.5% 감소하면서 2019년(-5.6%) 이후 4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나타냈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7.2%) 및 자동차 등 운송장비(-0.4%)에서 투자가 모두 쪼그라든 영향이다.
국내기계수주도 전년 대비 3.2% 줄어든 반면 건설기성(불변) 건축(9.8%), 토목(1.3%)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늘면서 7.7% 증가했다. 향후 건설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건설수주(경상)는 철도·궤도 등 토목(20.0%)에서 올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주택 등 건축(-30.6%)에서 크게 줄어 지난해 대비 19.1%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전산업 생산(계절조정지수·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3% 뛰었다. 광공업(0.6%) 전월보다 0.3% 올랐다. 반도체(8.5%)·자동차(4.7%) 생산 증가로 제조업 생산이 0.6% 늘어난 영향이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8월(1.9%), 9월(1.1%) 증가하다 10월(-1.8%) 감소한 이후 11월(0.8%), 12월(0.3%) 다시 두 달 연속 소폭 올랐다.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07.7%로 전달보다 8.6%포인트(p) 하락했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3.2%)가 줄었지만, 기계류(8.9%)가 늘면서 5.5% 증가했다. 건설기성은 전달보다 2.7% 내렸고 건설 수주는 1년 전보다 34.9% 뛰었다. 반면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통신기기·컴퓨터 등에서 판매가 줄면서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11월 반짝 증가(0.9%)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3p 내렸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p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