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불모지 옛말” 진격의 K푸드, ‘유럽’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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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불모지 옛말” 진격의 K푸드, ‘유럽’도 잡는다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4.01.29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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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라면 상위 수출국 우뚝…비건 등 현지 맞춤 전략 정립
현지 법인 설립‧생산시설 구축‧전용 제품 개발…수출액 증가
대상 종가가 영국 런던에 오픈한 팝업스토어 내 ‘김치 마트(Kimchi Mart)’ 존. 사진=대상 제공
최근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 외 유럽에서도 한류가 퍼지며, K푸드의 수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유럽국가의 높아진 포장김치, 라면 등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비건 등 현지 맞춤 전략을 적극 구색 중이다. 사진은 대상 종가가 지난해 9월 영국 런던에 오픈한 팝업스토어 내 ‘김치 마트(Kimchi Mart)’ 존. 사진=대상 제공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국내 식품업계가 유럽 시장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그간 유럽은 자국 제품에 대한 우월주의 및 타문화 수용률이 낮아, ‘한류 불모지’로 여겨졌다.

최근 유럽에서 K-콘텐츠를 필두로 한류열풍이 옮겨 붙으며, K-푸드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가시적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서 발표한 지난해 김치 수출 국가 중 네덜란드, 영국은 대만과 홍콩을 제치고 상위 5개국 순위에 올랐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김치 유럽 수출량은 매년 평균 17% 이상 성장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국내산 삼계탕을 포함한 냉동치킨, 만두, 볶음밥, 닭가슴살 소시지, 소스류 등 열처리가금육 제품에 대한 유럽연합(EU)과의 검역위생 협상 절차가 마무리되며, 27개 유럽연합 회원국을 향한 수출길이 확대됐다. 향후 점진적으로 연간 약 2000만달러의 추가 수출이 기대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체들은 유럽국가의 높아진 포장김치, 라면 등 K-푸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비건을 비롯한 현지 맞춤 전략을 적극 구색 중이다.

대상은 유럽시장을 겨냥해 올해 하반기 폴란드에 김치 공장을 세우고 2030년까지 연간 3000t 이상의 김치를 생산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폴란드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유럽 영토 확장 초석을 다졌다. 아직 K-푸드의 대중화가 타 지역 대비 덜한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한단 전략이다.

최근엔 서구 식문화에 걸맞게 김치를 새로운 형태로 변형한 글로벌 전용 신제품 ‘DIY 김치 페이스트’와 ‘김치 스프레드’도 선보였다. 해당 제품들은 미국을 비롯한 유럽을 타깃으로, 현지인들의 취식 행태와 트렌드를 반영해 개발됐다. 김치를 샐러드처럼 즉석에서 만들 수 있는 양념 형태와 햄버거, 샌드위치, 비스킷 등에 발라먹는 잼 타입 등으로 구성했다. 이 외에도 대체당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 ‘스위베로’를 필두로, 유럽 노벨푸드 등록 통해 유럽 시장 개척에 힘을 보탠다.

CJ제일제당은 만두, 치킨, 가공밥, K-소스, 김치, 김, 롤 등 글로벌 전략제품(GSP)을 앞세워 유럽 식품사업 매출을 2027년까지 5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단 구체적 청사진을 세웠다. 현지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은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핵심국가인 독일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식 만두시장의 대형화를 꾀한다. 유럽인이 친숙한 닭고기를 활용한 만두와 미국에서 검증된 제품 등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복안이다.

베트남 ‘까우제’ 인수로 축적된 ‘동남아식 롤’의 역량을 활용해, 유럽시장에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인다. 필요 시 유통망과 인프라를 갖춘 현지 식품업체 인수합병도 검토할 방침이다. 만두를 비롯해 롤과 딤섬까지 아우르는 유럽 내 ‘Wrapped Food’ 카테고리 1등에 도전한단 목표다.

GSP 품목 중 김은 현재 영국 내 테스코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기존 도시락김 제품의 형태를 먹기 편한 크기와 식감의 스낵으로 진화시킨‘bibigo seaweed snack’은 한 입씩 베어 먹을 수 있는 긴 스틱 형태의 제품으로, 씨솔트, 코리안 바비큐, 핫칠리 등 현지인이 선호하는 맛으로 구성했다.

유럽 내 한국 라면에 대한 인기도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표한 지난해 유럽연합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약 72% 상승했다. 유럽 내 K-콘텐츠 확산세를 비롯해, 한국산 라면(즉석면류)에 대한 유럽연합의 에틸렌옥사이드 관리 강화조치 해제 등이 수출 확대에 주효키로 작용했다.

농심은 올해부터 유럽지역 대형 유통채널 진입 확대를 본격화한다. 신흥국 국가별 특성에 적합한 프로모션 활동 등을 통해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해 상반기 농심의 네덜란드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유럽 사업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삼양식품도 유럽에서 눈에 띄는 수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네덜란드에서만 수출액 7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아직 수익률을 구체적으로 수치화하긴 이를 정도로 초기 진입 상태이지만, 인구규모‧구매력‧식음문화 등 충분한 잠재력이 있는 시장으로 판단된다”며 “미국, 동남아 등에서 쌓은 사업 역량과 지역 거점의 이점을 살려 유럽 현지 특화 전략을 정립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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