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실적쇼크·회사채 만기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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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실적쇼크·회사채 만기 '공포'
  • 김형석 기자
  • 승인 2014.02.0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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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공능력 16위인 쌍용건설이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한데 이어 시공능력 35인 벽산건설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자본금 전액잠식으로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서울 송파구 쌍용건설본사 사진. <사진=뉴시스 제공>
[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국내 건설업체의 지난해 실적이 속속히 발표되는 가운데 업계생존이 올 상반기에 달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건설사의 올 상반기 회사채 만기 금액도 3조억원 이상으로 자금난 압박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21개 업체 상반기 회사채 만기 도래 금액 3조 넘어
국내수주액 11년 내 최저, 지난해만 960개 업체 도산

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500대 기업에 포함된 24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21개 기업에 총 3조10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기간 만기회사채 규모가 현금성 자산보다 큰 건설사는 한화건설·동부건설·두산건설·한라·코오롱글로벌·계룡건설산업 등 6곳이나 된다. 롯데건설과 현대산업개발도 만기회사채가 현금성 자산의 80%를 넘겼다.

속속히 발표되고 있는 지난해 건설사 실적도 부정적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8조4685억원, 영업손실 1199억원, 당기순손실 651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3252억원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 4451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연간 실적도 적자로 돌아섰다.

대림산업은 연결기준 매출액 9조8469억원과 영업이익 396억원, 당기순손실 103억원이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액 4%, 영업이익 92% 감소한 수치로 4분기에만 사우디의 쇼와이바 발전소, 사다라 석유화학 플랜트, 쿠웨이트의 LPG 가스 플랜트 등 3개 적자현장에서 발생한 추가비용이 총 5359억원의 추가비용 발생이 주원인이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매출액 4조2169억원으로 전년보다 26.5% 증가했지만 누계 영업손실은 1479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196억원, 183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주택부문과 토목사업부문 호조로 증가했지만 부천약대 재건축에서 발생한 매출손실과 대손충당금 977억원, 미착공 상태로 남아있던 대구월배 2차 아파트와 울산 약사지구 사업 개시를 통한 442억원 손실이 크게 작용했다.
 
이밖에도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영업손실 1조280억원, 당기순손실 7087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전환한데 이어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GS건설과 SK건설도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GS건설과 SK건설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적자액은 각각 7979억원 31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수주액도 2005년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을 밑돌아 1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대한건설협회가 5일 발표한 2013년 건설공사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건설공사 수주액은 91조3069억원으로 집계됐다.

분야별로 보면 공공부문은 36조2000억원을 기록해 6.1% 증가했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물량 및 재해복구 공사 물량이 전년 대비 81.6%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물량은 감소했다.

민간부문은 2012년보다 18.2% 감소한 55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부분이 6조261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5.4% 감소했다.

건설협회는 올해에도 2년 연속 국내수주액이 100조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폐업업체도 늘어 지난해에만 960개가 도산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경기 불황에 국내수주액 감소, 만기 회사채도래로 업계전체가 사면초가에 봉착했다”며 “해외리스크 감소와 주택시장이 살아나는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 생존을 위한 전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지난 5일 자본금 전액잠식을 사유로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시공능력순위 35위 벽산건설의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건설은 3조원의 해외수주를 비롯해 1400개 하도급업체의 자금줄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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