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어닝쇼크發 ‘감원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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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어닝쇼크發 ‘감원 칼바람’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1.2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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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61곳 임직원 수 1년 새 574명 줄어
실적 한파에 부서 통폐합 등 조직 슬림화도
여의도 증권가가 실적 한파 속에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가 실적 한파 속에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실적 한파 속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 악재들이 쏟아지고 있는 증권가에 인원 감축 칼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올해 경영 여건도 녹록지 않은 만큼 인력 감소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영업하는 증권사 61곳의 총 임직원 수는 2022년 3분기보다 574명 줄어든 3만 9070명이다. 특히 최근 부동산 PF 부실 문제의 직격탄을 맞은 다올투자증권이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전체 직원의 31%인 167명의 임직원을 줄였다. 이는 국내에서 영업하는 전체 61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감원 폭이다.

국내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은 같은 기간 임직원 수가 142명(3.8%) 줄어든 3573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SK증권이 74명(7.5%)을 줄인 것을 비롯해 하이투자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도 각각 55명(5.9%), 36명(13.4%)을 감축했다. 직원 수가 3000명 안팎에 달하는 대형 증권사인 KB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도 각각 62명(2.0%), 30명(1.1%), 20명(0.6%), 17명(0.5%)을 감원했다.

증권사들의 인원 감축 바람은 지난해 4분기를 거쳐 올해까지 이어질 거로 예상된다. 연초 조직개편의 흐름도 이 같은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올 1월 1일을 기점으로 부동산PF본부를 기존 4개에서 2개로 통폐합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이달 희망퇴직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0월 부동산 사업부를 7개에서 4개로 대폭 축소했다.

증권사들이 인력까지 줄이며 허리를 졸라매고 나선 건 최근 금융시장 불안으로 실적이 곤두박질 치고 있어서다. 2021~2022년 코로나19 확산 때 넘쳐나는 유동성을 토대로 호황을 누리던 증권사들은 금리 인상 기조 장기화와 주식시장 부진으로 지난해부터 어려움에 빠졌다. 특히 해외 대체투자 및 부동산 프로젝트펀드(PF) 우려에 충당금을 계속 쌓아가면서 실적을 끌어내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지난해 4분기에도 실적이 악화됐을 거라고 내다보고 인력 감축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주요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증권업계 실적 전망에 따르면, 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는 지난 4분기 총 800억원가량의 순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 손상 차손,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때문에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이 악화됐다”며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따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가 줄어든 점도 악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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