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美中분쟁 새국면…K-산업, 중국發 지정학 리스크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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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美中분쟁 새국면…K-산업, 중국發 지정학 리스크 ‘최고조’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4.01.1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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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시나리오’ 中 대만침공 韓GDP 23%↓…해상봉쇄 우려도
유사시 예측불허에 美中 대만해협 ‘현상유지’ 선호 가능성 높아
라이칭더 5월 정식 취임 ‘터닝 포인트’…11월 美대선 ‘최대변수’
'반중' 성향의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대만총통에 당선되면서 미-중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사진은 민진당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자. 사진=연합뉴스
'반중' 성향의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대만총통에 당선되면서 미-중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사진은 민진당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최고조의 중국발(發) 지정학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다. ‘반중·친미(反中·親美)’의 새로운 대만총통 부임을 앞두고 동아시아 지정학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대만침공설(說)’까지 극단의 시나리오마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점점 커져가는 ‘트럼프의 복귀’는 중국발 지정학 리스크를 극단으로 치닫게 할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중국발 지정학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중국·대만의 변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발 지정학 리스크는 대만 총통 선거결과에 따른 불확실성이다. 국내 기업들은 일단 라이칭더 대만총통 당선자의 향후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라이 당선자는 민진당 정권의 ‘반중·친미’ 기조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라이 당선자가 차이잉원 현(現) 대만 총통보다 더 강력한 대만 독립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라이 당선자는 중국의 레드라인인 ‘하나의 중국’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바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라이 후보의 ‘반중’ 성향이 중국을 자극해 대만 침공이 현실화되는 상황이다. 대만 침공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피해는 막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 경제연구기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대만 침공을 가정해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 가장 큰 충격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3.3% 감소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도체 산업과 무역 및 금융 충격 측면에서 경제적 피해를 추산한 관측치다. 세계경제 GDP의 피해규모는 10.2%다.

침공보다는 수위가 낮은 중국의 ‘대만 해안봉쇄’ 시나리오도 국내 산업계에 치명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블로버그 이코노믹스는 대만 해안봉쇄에 대해서 세계경제 GDP의 피해 규모는 5%로 관측했다. 봉쇄 상황에서 GDP 감소 규모는 대만이 12.2%, 중국이 8.9%, 미국이 3.3% 수준일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산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쟁·해상 봉쇄 등 극단적 시나리오보다는 ‘현상 유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해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2024년 대만 총통 선거 결과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대만이 반중(反中)독립 노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는 이상 양안(중국-대만) 관계는 악화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백순 법무법인 율촌 고문은 ‘대만 총통 선거 결과와 미·중 관계 전망’ 세미나에서 “대만해협 문제는 현상유지가 미국·중국에게 최선의 방안”이라며 “대만해협 현상 변경은 힘의 중심이 한쪽으로 쏠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현 시점에서 현상 변경은 (미국·중국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라이 당선자도 대만 총통에 당선된 이후로는 과거와는 달리 비교적 온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라이 당선자는 지난 15일 총통 당선 후 중앙당사를 방문한 미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본인(라이칭더)과 샤오메이친 부총통 당선인은 앞으로 차이잉원 총통의 영도한 기초 위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계속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라이 후보의 당선과 관련해 “미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오는 5월 라이 후보의 총통 취임식과 11월 미국 대선의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라이 당선자가 정식으로 총통에 취임하면서 내놓는 취임사의 수위가 향후 미·중 갈등 및 양안관계 변화에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최대 변수는 역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여부다. 미국에서 대만 문제에 집중해 중국과의 갈등이 본격화된 것은 트럼프 행정부 이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미국-대만의 중국 압박 수위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라이 당선자는 선거기간 중 언젠가 대만 총통이 백악관에 입성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 시나리오가 라이 당선자의 백악관 입성을 현실화해 미·중 갈등이 극도로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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