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불신과 혐오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다시 연결될 수 있을까?"컴북스이론총서 『아즈마 히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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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불신과 혐오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다시 연결될 수 있을까?"컴북스이론총서 『아즈마 히로키』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4.01.18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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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쿠와 관광객 그리고 소셜 미디어에서 발굴한 연대의 사상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각자도생이 시대의 정언명령으로 자리 잡으면서 사회에 불신과 혐오가 만연해졌다. ‘타자를 존중하라’는 옳은 당위를 내세우던 전통 인문 사상 또한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

아즈마 히로키는 이 ‘현실의 곤경’과 ‘사상의 곤경’을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타자 철학을 정립하려 한다. 모든 연대와 결속이 해체된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연결을 창조할 수 있을까? 사상은 여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데리다론에서 출발해 오타쿠론으로, 관광객론과 정보환경론으로 이어져 온 아즈마 사상의 궤적을 좇는다. 연결에 ‘실패할 가능성’을 뜻하는 ‘오배(誤配)’의 긍정적 잠재력, 원자화된 문화 소비자인 ‘오타쿠’를 통해 본 포스트모던 사회의 구조, 세속적이고 무책임하되 새로운 연결을 창조해 내는 주체인 ‘관광객’의 가능성, 21세기 정보 환경에서 공공성을 재구성하는 데 이바지할 ‘일반의지 2.0’ 개념의 함의 등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아즈마의 모든 작업은 현실을 부인하거나 외면하는 대신 마땅히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현실 변화와 동떨어져 당위만을 반복하는 사상은 무력하고, 또 교만하기 때문이다. 날로 원자화하는 현실에 대한 냉철한 판단, 소통 환경 변화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바탕으로 철학과 비평의 쓸모를 천착해 온 아즈마 사상의 요체를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즈마 히로키(東浩紀, 1971∼ ) 일본의 철학가이자 비평가. 현대 사상과 서브컬처, 정보사회론 등을 종횡하며 동시대 사상의 외연을 확장해 왔다. 1971년 도쿄에서 태어나 1994년 도쿄대학교 교양학부 과학사·과학철학 분과를 졸업했고, 1999년 동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가라타니 고진이 주재하던 비평지 ≪비평 공간≫에 “솔제니친 시론”을 발표하며 등단했고, 2002년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게이오의숙대학교, 고쿠사이대학교, 도쿄공업대학교, 와세다대학교 등에서 교수를 지냈다. 2013년에 대학을 떠나 잡지 ≪겐론≫을 발행하는 출판사 ‘겐론’의 대표 겸 편집장으로 있다. 1999년 첫 저서이자 박사 논문이기도 한 ≪존재론적, 우편적≫으로 제21회 산토리학예상을 수상했고, 2010년에는 장편 소설 ≪퀀텀 패밀리즈≫로 제23회 미시마유키오상을, 2015년에는 ≪약한 연결≫로 기노쿠니야 인문대상을, 2017년에는 ≪관광객의 철학≫으로 제71회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이밖에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 ≪일반의지 2.0≫ 등 여러 저서를 발표했다.

저자 한송희는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미디어문화연구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세종대학교 문화산업경영 융합전공 초빙교수로 있다. 미디어 문화 전반 재현과 표상, 담론의 정치학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논문으로 “한국 문학장에서 ‘정치적 올바름’은 어떻게 상상되고 있는가?: ≪82년생 김지영≫ 논쟁을 중심으로”, “영화 <벌새>가 보여주는 페미니즘 정치미학의 (불)가능성”, “재현 불/가능성과 타자 윤리: 조르조 아감벤과 아즈마 히로키의 논의를 중심으로”, “영화와 ‘정치적 올바름’에 관한 논쟁: <캡틴 마블>과 <어벤져스: 엔드게임>, <인어공주>를 중심으로”, “가난 재현의 정치학: 영화 <기생충>을 중심으로” 등이 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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