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안 보인다···쌍특검법 '거부권 정국' 의식한 듯
상태바
김건희 여사가 안 보인다···쌍특검법 '거부권 정국' 의식한 듯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1.15 1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1일째 잠행···특검 재의결·총선 앞두고 장기 칩거 가능성
지난해 7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폴란드를 공식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바르샤바의 와지엔키 박물관에서 열린 프리다 칼로 전시를 관람하며 프리다 칼로의 시그니처 색상을 사용해 리본을 구성하는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7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폴란드를 공식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바르샤바의 와지엔키 박물관에서 열린 프리다 칼로 전시를 관람하며 프리다 칼로의 시그니처 색상을 사용해 리본을 구성하는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활발한 대외활동을 이어오던 김건희 여사가 돌연 종적을 감췄다.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순방 귀국길을 마지막으로 31일 동안 칩거가 이어지고 있다. 김 여사가 자신을 겨냥한 '도이치모터스 특검법'에 부담을 느껴 활동을 꺼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15일 윤석열 대통령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것을 마지막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 9일 역대 영부인들이 참여하는 문화예술인 신년 인사회와 신년 음악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두 행사 모두 참석했지만 올해에는 윤 대통령만 참석했다.

김 여사의 두문불출에 대해 대통령실은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국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할 특검법이 통과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을 필두로 한 야당은 지난해 12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쌍특검법(김건희·50억 클럽 특검)을 통과시켰다. 윤 대통령은 쌍특검법이 정부로 이송된 직후 거부권을 행사했다.

'특검 거부'는 곧바로 반발 여론을 불렀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김건희 특검' 거부권 행사에 대해 긍정평가는 23%에 그친 반면, 부정평가는 65%에 육박했다(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NBS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정치권에서는 김 여사의 잠행이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정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섣불리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많기 때문이다.

2월에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온 쌍특검 재표결이 유력하다. 또 4월에는 총선이 있다. 비호감 여론이 높은 김 여사가 이러한 '빅 이벤트'를 앞두고 등장한다면 여론을 자극하는 꼴이 될 것이라는 게 정가 시각이다. 그렇게 되면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다시금 수면 위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여사 리스크'를 지적했고, 9일 여당 중진 의원 20여명이 참석했던 비공개 중진연석회의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인사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쌍특검 정국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며 "(김 여사가) 부정 여론이 큰 상황에서 얼굴을 비춰야 좋을 게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본인도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