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새해에는 '공존공영'의 길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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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인 칼럼] 새해에는 '공존공영'의 길을 생각해 보자
  • 매일일보
  • 승인 2024.01.1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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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인 SPR 교육컨설팅 대표
원동인 SPR 교육컨설팅 대표

2024학년도 대학 정시 원서 접수가 지난 6일 마감 됐다. 올해 주요 대학 10곳(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서울), 중앙대(서울), 경희대(서울), 한국외대(서울), 이화여대)의 경쟁률이 대체로 상승해 평균 5대 1을 넘었다. 지방 거점국립대 9개교(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부산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는 경쟁률이 예년과 비슷했으나 지원자 수가 약 8% 감소해 소신 지원 경향이 확인됐다는 평가다.

지금 대한민국은 대학을 나와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기란 하늘의 별 따기고, 대학졸업장이 예전 가치를 잃은 지 오래인데도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한다. 올해 수능 응시자 수는 50만4588명, 이 중에서 재수생은 31.7%에 달한다. 

입시는 수능으로 끝나지 않는다. '서울대보다 높은 대학'이라는 의대 진학을 위해 서울대 입학생들이 빠져나가고 나면 그 자리부터 서열대로 줄줄이 추가합격과 편·입학, 반수와 재수의 도미노가 시작된다. 이같은 이동의 경로는 그대로 학벌과 지역 차별의 경로가 된다. '더 나은 곳'으로의 이동은 끝나지 않는다. 최근 10년간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인구는 60만명에 달한다.

이러한 현상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단지 상위권 대학, 그리고 의대를 향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욕망은 더 폭발할 것이다. 대학을 나와도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는 더욱더 어려워지고 대학 졸업장의 가치는 계속 떨어질 것이다.

한국에서 4년제 대학을 다니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 등록금과 사교육비를 합쳐 1년에 약 1000만원씩 4000만원, 주거비·식비·교통비 등 한 달 생활비 100만원만 잡아도 4년이면 4800만원이다. 교육자금으로 이만한 예비비를 준비하고 있는 가정이 얼마나 되겠는가. 지금까지는 부모의 노후 자금을 끌어 쓰거나 부채로 해결해 왔지만, 이제는 그것도 어렵다. 학자금 대출을 못 갚는 청년은 지난 4년 동안 7배나 늘었다.

그런데도 대학 경영진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 대학의 위기는 '재정위기'이자 '수익위기'이고, 학생들을 '입학자원'으로 부르며 등록금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학생에 대한 고민은 잘 보이지 않는다.

또 그 누구도 학생의 장래를 걱정하지 않는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각자도생 문화는 모든 관심을 의대로 집중시키고 있다. 대한민국 최정점인 의대를 통해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나는 생존해야 한다'는 의식이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다.

대학은 "대학이 위기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우리 국민들은 아무리 "대학이 위기다!"라고 외쳐도 신경을 쓰거나 대학 개혁을 위해 함께 싸워주지 않는다. 오히려 많은 사람이 "이런 대학은 없어지는 게 낫다"고 무시하기도 한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더 치열한 '각자도생'의 사회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우리 사회와 대학을 개혁해 '공존공영'의 사회로 발전시킬 것인지를 말이다. 2024년 새해에는 우리 모두 한 번쯤 사회가 '공존공영'하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고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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