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년만의 이산상봉…2월 개최 “될까?”
상태바
만 3년만의 이산상봉…2월 개최 “될까?”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4.02.03 17: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북, 5일 실무접촉…준비 최소 2주, 월말엔 키 리졸브
당국자 “숙소 난방만 들어오면 당초 일정 그대로 가능”
▲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행사 관련 실무접촉 일정을 제시한 3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 이산가족신청 접수처 모습. <연합뉴스>

[매일일보]2010년 10월 이후 만 3년이 넘도록 한번도 성사되지 않은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이번에는 이루어질 수 있을까.

지난달 27일 우리 정부가 이달 17∼22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자고 제의한 지 딱 일주일째인 3일, 북한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할 적십자 실무접촉을 5일 또는 6일 하자”는 화답이 돌아왔다.

이에 정부는 “최대한 빨리 준비하겠다”며 즉각 5일 실무접촉 희망을 전달했지만 당초 제안했던 2월 중순 개최는 행사준비 기간 등 물리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다 2월말에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예정되어 있어서 행사가 3월로 연기되거나 아예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오전 10시께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5일 또는 6일에 남측이 편리한 날짜에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자’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김의도 대변인은 “이제라도 이산가족 상봉문제 협의에 호응해 나온 것을 환영한다”며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의 시급성을 고려해서 될 수 있으면 제일 빨리, 최대한 빨리 (상봉 행사가) 개최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날 통지문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일에 대해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최소 2주간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실무접촉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당초 우리 측이 제안했던 일정은 성사가 힘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 통일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의 경우 지난해 추석 때 이미 상봉자 명단이 정해졌다는 점에서 양측이 실무 준비를 서두른다면 17일에 맞춰 상봉을 시작할 수 있다”면서 “숙소 난방만 정상적으로 된다면 우리가 추진하는 날짜에 맞추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부가 2월 17~22일이라는 일정을 선호하는 이유는 2월 말에 키 리졸브 연습 등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되기 때문. 정부는 키 리졸브 연습 뒤로 이산상봉 날짜가 잡힐 경우 북한이 ‘상봉 분위기’를 구실 삼아 상봉 행사를 언제든 무산시킬 수 있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뒤집어 말하면, 당초 ‘언제든 편한 일정에 이산상봉 행사를 하자’고 했던 북한이 우리측의 구체적인 일정 제시 이후에 일주일이나 시간을 끌었던 이면에 이산상봉 행사를 역내 군사문제 등과 연계시키려는 의도가 반영됐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정치권은 남북한이 이산상봉 실무접촉을 하기로 한 것에 대해 한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이번만큼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차질 없이 진행돼 남과 북의 이산가족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나아가 이산가족 상봉은 정치적인 고려를 배제한 인도주의적 사안으로서 향후 지속적으로 정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상봉 신청자의 44.7%가 이미 고인이 된 만큼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으며 이산가족 상봉은 중단되거나 지연돼서는 안 된다”며, 특히 “국군 포로와 납북자도 이른 시일 내 가족과의 만남이 이뤄지도록 정부의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