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불확실성에 ‘1월 효과’ 사라진 증시…美 CPI 발표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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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불확실성에 ‘1월 효과’ 사라진 증시…美 CPI 발표 촉각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1.09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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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올해 들어 6거래일 만에 3.54% 하락
투자 경계심리 커져..."당분간 조정 국면 지속"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잦아들며 새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하락장을 연출하고 있다. 사진은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잦아들며 새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하락장을 연출하고 있다. 사진은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통상 한 해의 시작인 1월에는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1월 효과'가 나타난다. 주가 상승 기대감으로 매수세가 몰리는 영향이다. 지난해 1월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8.44%, 9.01%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 6거래일간 3.54% 하락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9주 연속 이어온 상승 랠리를 끝으로 10주 만에 하락 전환했고, 당분간 조정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수는 지난해 연말 랠리와 반대되는 장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마지막 날 2655.28에 거래를 마치며 급락세를 보였던 2022년과 달리 1년 만에 상승 마감한 바 있다. 지난달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면서 상승 랠리를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시장이 차갑게 식었다. Fed 위원들이 올해 중 금리를 인하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보였으나, 구체적인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으면서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져서다.

이제 시장의 눈은 11일 발표가 예정된 미국의 12월 CPI에 쏠리고 있다. CPI는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나타낸 지수로 Fed의 금리 결정에 활용된다. 시장은 지난해 12월 헤드라인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를 기록하며 전월보다 상승 폭이 소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8%로 전달보다 상승폭이 둔화할 것으로 봤다.

물가 지표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없다면, 금리를 낮추는 명분이 약해진다. 인플레이션 추세가 Fed의 목표치로 떨어진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통화정책 방향이 바뀌기 어렵다는 얘기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의 생각은 바뀔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은 경기가 약해서라기보다는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어서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는데, 경기가 위축되면서 수요가 꺾이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Fed는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모두 사라졌다고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고용시장도 향후 경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노동부의 12월 비농업 고용이 21만6000명으로 20만명을 뛰어넘었고, 임금 상승률이 4.1%로 반등했다.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또 다른 잣대가 되는 고용지표도 여전히 탄탄한 셈이다. 뜨거운 노동시장은 소비를 촉진-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통상 고용 지표가 호조세를 보일수록 금리 조기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진다.

이처럼 혼재된 지표로 인해 Fed의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1분기는 여러 지표가 혼재되면서 Fed의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시점"이라며 "Fed의 금리 인하 결정 시기를 두고 한 방향으로 컨센서스가 모아지기 보다 탐색하는 구간이므로 추격매수보다는 실적에 기반한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투심을 되살릴 계기가 마련돼야 조정 국면이 끝날 것으로 분석한다.

증시 조정 국면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가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대할 만한 이벤트들을 앞두고도 결과와 내용을 보고 움직이겠다는 심리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지수 상승을 위해서는 새로운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조정이 꽤나 강했지만 대부분의 기술적·심리적 지표들은 여전히 과열에 가까운 모습으로, 조정이 더 일어날 여지도 많다고 보여지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벤트든, 실적이든, 경제 지표든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을 더 사야 할 트리거 포인트가 만들어져야 조정세를 마무리하고 다시 달려나갈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1월에는 당분간 조정이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이 지난해 말 상승 폭을 되돌리는 과정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시장이 재차 상승하기 위해서는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하 폭에 대한 투자자들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간의 간극이 좁혀지거나, 4분기 기업의 추가적인 실적 개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소비자물가 발표를 전후로 금리 인하 관련 투자자 기대는 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홍해 지역 물류 차질 유려 등 유가 공급 우려는 부상하고 중국 원유 수요 예상은 감소하면서 외부 변수들이 주식시장 속도 조절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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