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태섭·조성주, '제3지대' 위해서는 '중2병'부터 넘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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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태섭·조성주, '제3지대' 위해서는 '중2병'부터 넘어서야
  • 이설아 기자
  • 승인 2024.01.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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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아 정경부 기자
이설아 정경부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거대 양당의 '야합'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당장 지난달 말에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예방하며 악수하는 모습에, 몇몇 언론들은 두 양당이 '선거제 퇴행'과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를 위해 손잡은 모습이 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양당제의 폐해에 총선 즈음 항상 '제3지대'를 표방하는 정당들이 등장한다. '금태섭 신당'으로 언론에 비친 '새로운선택'도 마찬가지다. 현재 새로운선택은 류호정 의원을 위시한 정의당 의견 그룹 '세번째권력'과 함께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당의 정체성에는 크게 의문이 든다. 조성주 전 정의당 정책위원장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은 금태섭 전 의원은 4일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제3지대에 대해 "유권자들이 양쪽에 다 실망을 했기 때문"이라며 "양당 정치라는 폐해를 구조적으로 바꾸는 길을 인도하는 것이 저희의 임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당 정치에 대한 안티 테제로서 어떤 대안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변이 없다.

특히 지난 1일 새로운선택의 신년 행보 일정은 수많은 정치권 인사들의 의문과 경악을 자아냈다. 새로운선택은 영화 '괴물'을 단체 관람했다며 이를 "차별과 혐오의 시선으로 상대를 악마화하기에 급급한 한국 정치를 새롭게 재편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쯤만 했으면 좋은 취지다. 그런데 또 "'노량(반일)'과 '서울의 봄(반독재)'으로 대표되는 각 진영의 적대적 세계관에서 벗어나자는 의지"라고 덧붙였다. 천만이 넘는 관객들이 즐기는 영화를 서슴없이 '적대적 세계관'으로 '악마화'하는 것에는 참 관용적이구나 싶었다. 애초에 두 영화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굳이 지적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그동안 우리는 여러 제3지대 표방 정당들이 스러지는 모습을 보았다. 참신한 아젠다로 상당히 선전했던 정당도, 존재감 없이 역사 속으로 묻힌 정당도 있었다. 대다수의 제3지대 정당들이 결국 양당에 흡수되는 선택을 스스로 한 것을 보면, 이제는 제3지대 정당에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이들의 양당 규탄이 정말 다른 정치적 움직임을 자아내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양당 주류가 되지 못하니 "남들과는 다른 선택을 하겠다" 앵무새처럼 외는 것인지.

새로운선택이 독자적인 비전과 노선을 보여주길 바라지만, 이미 사상적 거리가 한참 떨어진 '이준석 신당'과의 연대부터 꺼내는 것을 보니 가능성 있는 바람인가 싶다. 우리 사회에서 굳이 '남들과는 다르다'만 외치는 사람들을 '중2병', '힙스터'라는 멸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구분짓기' 그 자체에만 목적이 있지 어떠한 실속도 없다는 맥락에서다. 이런 '중2병'을 극복해야 진짜 '제3지대' 개척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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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인 2024-01-08 13:13:32
신입 기자인가요. 문단 안의 맥락이 뚝뚝 끊기고 문장도 너무 오글거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