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4·10 총선] 흔들리는 與 텃밭 '부·울·경'…참신한 인물 어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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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4·10 총선] 흔들리는 與 텃밭 '부·울·경'…참신한 인물 어디 없나
  • 염재인 기자
  • 승인 2024.01.0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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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여당 지지율, 부·울·경 지역서 하락세
장제원 등 쇄신 단초…친윤 공천 지양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6일 부산 중구 국제시장 일원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6일 부산 중구 국제시장 일원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 텃밭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며 빨간불이 켜졌다. 장제원·하태경 의원이 각각 총선 불출마와 험지 출마를 선언하면서 쇄신 계기를 마련했지만, 대통령실 인사 공천 등이 거론되면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장 의원 등 간판스타가 비운 자리에 친윤(친윤석열) 인사가 아닌, 경쟁력 있는 인물 중심의 공천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 영향 등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8일 발표된 여론조사 꽃의 자동응답시스템(ARS) 정기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는 부정 응답이 전주 대비 1.2%p 상승한 62.7%로 집계됐다. 긍정 응답은 같은 기간 0.8%p 하락한 36.3%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부정 평가가 과반 이상을 기록했다. 충정권을 제외하면 60%를 초과하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부·울·경의 경우 부정 평가는 전주보다 11.5%p 뛰었다. 반면 긍정 평가는 11.6% 내려앉으며 전국을 통틀어 가장 낙폭이 컸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51.2%)이 국민의힘(36.3%)을 앞서면서 양당 간 지지율 격차는 16.9%p로 전주(14.6%)보다 소폭 더 벌어졌다. 민주당이 텃밭인 호남을 비롯해 수도권 등에서 과반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한 반면, 국민의힘은 대구·경북 1곳에서만 우위를 보였다(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 ±3.1%p. 선관위 홈페이지 참조).

부·울·경 민심 이반에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 이어, 재계 총수들과 부산을 찾아 이른바 '떡볶이 먹방'을 선보였지만 '신 정경유착'이라는 비판만 거세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국민의힘도 가덕도 신공항 개항 등 지역 숙원 사업 추진을 공언하는 등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여권의 쇄신 단초를 제공한 것은 장제원·하태경 의원이 제공했다. 앞서 친윤 핵심인 장 의원(3선·부산 사상)은 지난달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총선 승리를 위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 의원(3선·부산 해운대갑)도 지난해 10월 7일 일찌감치 수도권 출마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총선에서 여당이 부·울·경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중진들이 떠난 자리에 경쟁력 있는 참신한 인사들을 배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부·울·경 유권자들은 영남의 간판스타를 원하지 않는다. 해당 지역에 간판 정치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 중진들의 논리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울·경에는 정치 신인들, 주로 여성들이나 청년, 전문가 등을 내보내 정책·정무적인 역량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지역 일꾼도 있을 수 있고, 때로는 지역 기반은 좀 약해도 전국적 인지도가 있고 검증된 참신한 인재가 투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통령실 인사 등 윤 대통령 측근을 부·울·경에 공천하는 것은 역효과만 불러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부·울·경 지역은 여당 텃밭에 해당하니까 어떤 인사에게 공천을 주더라도 당선될 가능성은 좀 더 높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이건 별로 좋은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친윤이나 검사 공천을 강행한다면 총선에서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평론가 역시 "윤석열 정부에서 혜택을 받은 사람들일수록 총선에서 험지, 수도권에 나와야 한다"며 "만약 부·울·경으로 내려간다면 지역민들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공천관리위원회에서도 쉽게 공천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부·울·경의 경우 대구·경북에 비해 상대적으로 야권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참신한 인재 공천에 주력해야만 총선 승리에 한발 다가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평론가는 "만약 이준석 신당 등이 출연해서 보수표가 갈라진다면 3자 구도가 되면서 여당이 불리하다"며 "민주당이 반사 이익을 봐서 당선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진다. 특히 부산 같은 지역은 대구·경북 지역에 비해 더 가능성이 클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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