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신성장 카테고리 찾아 ‘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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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신성장 카테고리 찾아 ‘삼만리’
  • 민경식 기자
  • 승인 2023.12.26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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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가에도…겹악재 가중 ↑
종합몰→전문관 등 강화, 전문몰 → 종합몰화
롯데온이 롯데캐피탈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신차 상담 서비스를 도입했다. 사진=롯데온
롯데온이 롯데캐피탈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신차 상담 서비스를 도입했다. 사진=롯데온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이커머스 업계가 신성장 동력 발굴에 힘을 싣고 있다. 종합몰은 카테고리를 다양화해 세분화된 소비자의 취향을 겨냥하고, 전문몰은 본연의 사업을 넘어 영토를 지속 확장하는 추세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조905억원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2001년 통계 작성 이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거래액 상승은 e쿠폰 거래액(8933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치솟는 것이 주효했다.

이커머스 업계가 처한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온라인 거래액 자체는 늘었지만,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 심화 여파로 기존 카테고리만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어려워졌다. 내수 경제 부진 영향으로 소비자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넉달째 연속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중국 플랫폼들이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업황이 점차 레드오션으로 번지고 잇다.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된 국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중국 직구에 대한 가품 문제가 지속 제기있음에도 팍팍한 살림살이에 심리적 저항 마저 가늘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 업체는 물론 해외 업체까지 신경써야 하는 현실이 다가온 만큼, 카테고리 차별화는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전략이 되고 있다. 먼저, 종합몰들은 신규 카테고리를 발굴하는가 하면, 기존 카테고리에 새로운 서비스를 더하는 모습이다.

롯데온은 이달 중순부터 국내 이커머스 업계 처음으로 금융사인 ‘롯데캐피탈’과 협업해 ‘신차 상담 서비스’를 추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비대면 거래 정착으로 자동차 온라인 구매 또한 증가하는 점을 반영했다. 고객은 희망하는 자동차 브랜드를 정해 상담을 신청할 수 있으며, 롯데캐피탈과 제휴하고 있는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의 견적을 받아 계약 체결, 배송,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일부 브랜드에 대해 전국 시승 서비스도 마련했다.

SSG닷컴이 리셀 카테고리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명품에 이어 프리미엄 리빙까지 확대된 ‘리셀’ 트렌드를 착안해 프리미엄 중고 가구 상품을 늘리고 연말 가성비 인테리어족을 겨냥하고 있다. 프리미엄 리빙 공식스토어 내 프리미엄 리빙 리셀 플랫폼 ‘풀티’를 입점시키고 앞으로 라인업을 점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2021년 7000억원의 규모에 불과한 국내 리셀 시장은 지난해 1조원을 돌파했다. 오는 2025년에는 2조8000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쿠팡은 65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명품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했다. 기존 ‘로켓럭셔리’의 뷰티와 함께 의류·잡화 등 카테고리 확대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국 30개 지역에 마련된 100여개 물류센터를 토대로 한 로켓배송 서비스를 명품 판매에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9조6000억원에서 올해 21조9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전문몰들은 기존 집중하던 카테고리를 넘어 종합몰로 진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카카오스타일 지그재그는 지난해 뷰티, 라이프 카테고리에 이어 최근 푸드까지 영역을 넓혔다. 1030세대 여성이 즐기는 식사 대용 간편식, 식단관리 음식, 디저트·간식, 음료·커피, 이너뷰티 등을 준비했다. 향후 푸드 브랜드를 발굴해 최적화된 큐레이션 상품을 쏟아낼 방침이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신선식품 새벽배송 특화몰로 사업을 전개했지만, 뷰티·여행·가전기기 등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뷰티 전문관 ‘뷰티컬리’에는 라메르, 아베다, 시슬리 등이 입점해 있다. 럭셔리부터 데일리까지 1000여개 이상 각종 뷰티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오픈 이래 3000억원 거래액을 낳기도 했다.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전문몰을 지향했던 LF몰은 현재 패션·뷰티·리빙·여행·골프 등 8000여개 브랜드를 확보했다. LF는 2014년 LF몰을 처음 문을 연 뒤 연매출 5500억원대로 성장시켰다. 가상 모델인 나온을 공식 앰버서더로 기용하고, MZ세대를 비롯한 고객 잡기에 역량을 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플랫폼들의 한국 진출과 국내 업체간 출혈 경쟁, 고물가 등이 맞물린 가운데, 기업들이 매출·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선 성장성과 경쟁력을 갖춘 카테고리를 앞다퉈 확보해야 하는 현실”이라며 “더욱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려면 종합몰은 버티컬 서비스(특정 품목 특화 서비스) 등을 통해 전문성을 제고하고, 전문몰은 종합몰처럼 다양한 상품을 구색해야 하는 흐름을 보아 업체 고유의 특성들이 모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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