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외교안보 라인 교체…신임 국정원장 조태용·외교 조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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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외교안보 라인 교체…신임 국정원장 조태용·외교 조태열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3.12.1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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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북핵 정통 외교 관료 출신 전면 배치
국가안보실장은 좀 더 검토 후 결정하기로
'경제 안보' 맡을 국가안보실 3차장 신설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왼쪽)과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태열 전 주유엔대사가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인선안 발표 브리핑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왼쪽)과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태열 전 주유엔대사가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인선안 발표 브리핑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국가정보원장에 조태용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을, 외교부 장관에 조태열 전 주유엔대사를 임명하며 '2기' 외교·안보 라인을 재정비했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의 책임이 큰 박진 외교부 장관을 교체하고 인사 파동으로 20일 넘게 공석 상태였던 정보수장 자리를 채워 국정 분위기 쇄신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또 대미·북핵 문제에 정통한 관료 출신들을 중용해 외교·안보 정책의 방향 전환보다는 기존 기조 유지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외교부 장관과 국정원장 등 외교·안보 라인을 교체하는 인적 개편을 단행했다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지난달 '인사 파동'으로 물러난 김규현 전 국정원장의 후임에는 조태용 현 국가안보실장이 임명됐다. 김 실장은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외교안보 분야 전략가로, 특히 대미 관계와 대북 안보 문제에 모두 정통하고 경륜이 풍부하다"며 "국정원장으로서도 대한민국의 안보와 정보 역량을 한 단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조태용 후보자는 외교부 북미국장,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박근혜 정부 외교부 1차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을 두루 걸치며 대미·북핵 문제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대선 당시에는 김성한 전 실장과 박진 외교부 장관 등과 함께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정책을 설계했다.

내년 총선 출마를 공식화한 박진 외교부 장관 후임에는 조태열 전 주유엔대사를 임명했다. 김 실장은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통상교섭조정관, 주 제네바 대표부, 차석대사, 주스페인 대사 등을 지내 양자 및 다자외교 경험이 풍부하다"며 "특히 경제통상 분야에 해박해 경제와 안보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국제 환경 속에서 다양한 외교 현안을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외교부 장관 교체는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다. 당초 박 장관의 유임이 유력했지만 엑스포 유치전에서 전망과 달리 큰 격차로 참패하면서 분위기가 180도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문에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고 사과까지 한 이상 외교부 수장 교체는 불가피했다.

조태용 국정원장 후보자는 인사말에서 "국가정보원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최일선에 서 있는 국가의 중추적 정보기관"이라며 "국가정보원장을 맡게 된다면 온 구성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국가정보원이 세계 어느 정보기관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초일류 정보기관이 될 수 있도록 제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미중 전략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규범에 기반한 전후 국제질서가 요동을 치면서 안보와 경제 경계까지 허물어지는 지정학적 대변화 시대에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이 돼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며 "엄중한 대외 환경을 지혜롭게 헤쳐가면서 우리 외교의 입지와 전략적 공간, 활동 영역을 넓혀서 국가 안보와 번영의 토대를 더욱 튼튼히 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용 실장이 국정원장으로 이동하면서 함께 발표가 예상됐던 국가안보실장 인선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좀 더 검토한 다음 발표하겠다"며 "안보실장이라는 자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조태용 실장이 비록 (국정원장에) 내정은 됐지만 청문회를 할 때까지 계속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원장과 외교부 장관을 정통 관료 출신으로 동시에 교체한 것은 기존 '가치 외교'와 '힘에 의한 평화' 등 외교·안보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2차장 체제인 국가안보실에 경제 안보를 담당하는 3차장직을 신설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 위에서 통상과 공급망 등 갈수록 중요해지는 '글로벌 경제 안보'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3차장을 신설해 1차장은 외교, 2차장은 국방, 3차장은 경제 안보를 담당한다"며 "외교와 경제 관계가 무너지고 있고, 특히 과거 자유무역주의에서 평온하던 국제 경제질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공급망도 중요하기 때문에 사령탑의 역할을 해줘야겠다는 차원에서 3차장을 신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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