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급성장한 배달산업, 보험산업도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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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급성장한 배달산업, 보험산업도 대응해야
  •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 승인 2023.12.1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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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 배달 라이더의 안전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첫째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하게 운전하는 것과, 사고가 발생했을 때 충분한 피해 구제가 가능하도록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위험관리론에서는 위험관리 기법으로 손실 통제(loss control)와 위험 재무(risk finance)가 있다. 손실 통제는 사고 발생 예방은 물론,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손해를 최소화하는 기법이고, 위험 재무는 부득이하게 발생한 사고로 인한 손해를 만회하는 기법이다. 안전운전은 손실 통제이고 보험 가입은 위험 재무에 해당하는데, 배달 라이더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이륜차는 사고가 발생하면 다른 자동차에 비해 운전자가 입는 물리적인 피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후에 피해를 만회하는 것보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배달 라이더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사고를 예방하고 손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따라서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안전운전과 헬멧 등 안전 장비를 잘 착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고 예방과 손해 최소화를 위한 노력에도 이륜차 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체 이륜차 등록대수에 비해 사고 비중과 사망자 비중이 다른 자동차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더욱이 전체 자동차 사고 건수는 감소 추세에 있지만, 이륜차 사고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이륜차 사고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산업이 급성장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배달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배달 라이더들은 더 많이, 더 빨리 배달할 것을 요구받았고, 부득이하게 사고도 더 많이 발생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륜차 운전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책 마련 필요성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고, 최근에는 정부 차원에서 이륜차 안전을 위한 대책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사고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륜차 후면 번호판을 촬영할 수 있는 교통단속 카메라 설치가 대표적이다.

보험 가입과 관련한 대표적인 대책으로는 올해 7월부터 이륜차보험 최초가입 등급 신설을 들 수 있다. 이륜차보험은 자동차보험과 달리 할인할증 등급이 세분화되지 못하여, 최초 가입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료를 부담하여 왔다. 96%가 넘는 자동차보험 가입률에 비해 50%를 간신히 넘는 이륜차보험의 낮은 가입률은, 이륜차 운전자의 안전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낮은 이륜차보험 가입률의 원인 중 하나를 최초 가입자의 높은 보험료라고 판단하고, 보험가입 확대를 위해 최초가입 등급을 신설한 것이다.

안전운전과 보험가입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안전한 운전으로 사고가 감소하면, 보험료가 인하되어 보험가입 여력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높은 사고율과 낮은 보험가입률에서 벗어나 안전운전과 보험가입 확대라는 선순환이 반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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