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韓·日 산업계, 경제 협력 확대…공급망 리스크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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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韓·日 산업계, 경제 협력 확대…공급망 리스크 대비
  • 박규빈 기자
  • 승인 2023.12.13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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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한일 고위경제협의회 이달 중 개최…8년 만
삼성 이재용·SK 최태원 회장, 일본 협력 중요성 언급
최태원 SK그룹 회장(좌)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좌)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이달 중 한일 고위경제협의회가 8년 만에 열리는 가운데 재계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공동 대응하자는 목소리를 연일 내고 있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일 고위경제협의회가 이른 시일 내에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회의 석상에서는 한일 양국 간 경제 협력 현황 평가와 공급망, 핵심·신흥 기술 협력 등 △경제 안보 정책 △경제 분야 실질 협력 △지역·다자 간 협력 등에 관한 광폭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협의회에는 우리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과 일본 외무성 경제담당 외무심의관이 수석 대표로 자리해 양국 간 경제 현안 등을 다룬다. 1999년 최초로 열린 이 협의회는 2016까지 총 14차례 진행됐다. 그러나 2016년 말 주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이 설치되자 일본 측은 협의회 개최를 일방적으로 미뤄와 열리지 않았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계기 회담에서 양국 간 고위경제협의회를 연내 재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실무 논의가 이뤄져왔다.

이와 관련, 재계도 나섰다. 지난달 3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일본 도쿄대학에서 열린 '도쿄 포럼 2023'에 참석해 "지정학적 갈등·기후 변화·디지털 전환의 영향으로 단일 글로벌 시장 시대는 지나갔다"며 "미국·유럽 연합(EU)·중국 등이 역내 시장을 따로 구축함에 따라 한일 양국은 어려움을 맞이한 만큼 경제 연합체를 꾸려 글로벌 분열 위기 상황을 돌파하자"고 언급했다.

최 회장은 "양국은 노동 인구·대 중국 수출·투자 감소 등에 직면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생존 차원에서 더욱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시장 내 룰 테이커에서 룰 세터로 전환해 나아가자"고 부연했다.

그는 한일 국내 총생산(GDP) 총합은 약 7조달러(약 9234조4000억원) 수준으로, 경제 연합체를 구성하면 양국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도 했다. 또한 양국은 반도체·전기 자동차 배터리·의약품·신 재생 에너지 등 제반 산업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고, 액화 천연 가스(LNG)·스타트업 플랫폼과 같은 새로이 시작할 잠재 영역도 많은 만큼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일본 챙기기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21일, 이 회장은 이건희 선대 회장이 발족한 '이건희 일본 친구들(LJF, Lee Kunhee Japanese Friends) 정례 교류회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에서 열었다. 이는 일본 내 삼성전자 협력사 모임으로, 30여년 간 일본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이어온 선친의 유지와 행사 주관자의 지위를 계승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최근에는 세계 패권을 둘러싼 미국-중국 간 무역 갈등과 우크라이나-러시아·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글로벌 위기 상황이 계속 생겨나고 있어 한일 양국 간 경제인 회동은 중요성을 더한다는 평가다.

LJF는 부품 경쟁력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은 이건희 선대 회장이 결성한 조직으로, 회원사 경영진 중에는 TDK·무라타제작소·알프스알파인 등 일본 내 10여개 소재·부품사 대표들이 있다.

한편 하이테크 분야로 분류되는 2차 전지와 전기차 분야에서의 한일 양국 간 협력 수준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1월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는 미국 배터리 합작 법인 'L-H 배터리 컴퍼니'를 설립 오하이오주 제퍼슨빌에 공장을 내년 말까지 완공키로 했다.

이는 한국 배터리 업체와 일본 완성차 업체의 첫 전략적 협력 사례로, 총 44억 달러를 들여 연간 4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두 회사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 50만대분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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