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빛’ 발하는 건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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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빛’ 발하는 건설업계
  • 김형석 기자
  • 승인 2014.01.22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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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김형석 기자
[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조선시대 선조들은 지방마다 자체적인 규약을 만들어 공동체를 이끌어나갔다. 이중 하나가 향약(鄕約)이다.

향약은 중국 북송 말기에 여대균(呂大鈞) 형제가 일가친척뿐 아니라 향리 전체를 교화·선도하기 위해서 처음으로 만든데서 시작했다. 고려말 우리나라로 들어온 향약은 당시 정치이념인 성리학적 사상과 맞물려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했다.

특히 사림파였던 조광조가 향약을 반포를 주장한 이후 명종, 선조에 급속히 확산됐다.

이중 향약의 가장 대표적인 덕목은 4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덕업상권(德業相勸)으로, 좋은 일은 서로 권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과실상규(過失相規)로 나쁜행실을 서로 못하도록 서로규제 하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 사귀는데 있어 예의를 지킨다는 예속상교(禮俗相交)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서로 돕는 환난상휼(患難相恤)이다.

현재 국내 건설사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에 돌입하는 업체가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그나마 기회로 여겼던 중동 등 해외 수주도 리스크의 위험으로 진출 업체들이 잇따라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가 발주한 대형공공 공사에서도 담합 혐의로 과징금을 맞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선조들이 위기를 같이 극복해 나갔던 향약의 규약들을 건설업계가 되짚어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초 건설업계가 부정적인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라크, 알제리 등 해외수주를 위해 국내업체가 협력을 강화한 것이 한 사례다.

특히 알제리 전력청이 발주한 메가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 입찰의 경우 6개 사업지 중 국내업체가 공동 컨소시엄을 통해 5개 사업지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서로 돕는 다는 향약의 환난상휼과 흡사한 사례다.

지난해 12월에는 대한건설협회가 실무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키고 건설사 간 공정경쟁과 자정 환경 조성을 위한 대책과 실천방안을 마련에 나섰다. 잇딴 입찰 담합에 따른 자정 노력인 셈이다.

이는 나쁜행실을 서로 못하도록 서로규제하는 ‘과실상규’와 닮아 있다.

70~80년대 국내 경제성장의 밑거름이었던 건설업계가 공동체의 위기를 극복한 전통을 이어받아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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