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울의 봄, 광주의 봄
상태바
[기고] 서울의 봄, 광주의 봄
  •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 안내원 김덕순
  • 승인 2023.12.11 12: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 안내원 김덕순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 안내원 김덕순

매일일보  |  ‘서울의 봄‘이 개봉 14일 만에 500만 관객 동원의 쾌거를 달성했단다. 영화를 즐기지 않지만 내 발길도 어느새 영화관으로 향했다. 어떤 끌림에 의해서 랄까? 사람이 많다. 절찬리 상영 중이란 이를 두고 말함인가?

1979년 12월 12일, 신군부가 주도한 군사 반란이 벌어진 9시간의 이야기. 영화관에서 졸기가 주특기인데 이 영화는 졸음을 허하지 않았다. 영화의 절정은 광화문 광장에서 반란군과 이들을 진압하러 출동한 수도경비사령부 병력의 대치 장면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대한민국 군인이 둘로 나뉘어 대치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은 긴박하면서도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하다.

베일에 철저히 가려진 우리가 몰랐던 군복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 현대사에  획을 긋는 사건이었음에도 우리는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가르치지 못했으니 모름은 당연하다고 치부해버리기엔 너무나 큰 사건. 묘지에서 5·18을 안내하는 나로서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12·12에 대해 모르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느꼈다.

왜 하필 지금 이 영화일까? 시대가 바뀐 것이다. 내놓고 얘기해도 거리낌 없는 시대를 만난 것이다. 올해는 故 전두환 대통령의 손자가 5·18묘지를 방문해 참회하기도 했다. 역사는 힘있는 소수에 좌지우지되기도 했지만 모이고 모인 소시민의 작은 힘들에 의해 바뀌기도 했었다. 전자가 하나회의 12·12라면 후자가 80년 광주의 5·18민주화운동이고 1987년 6월 항쟁임을 말해 무엇할까! 깨어 있는 소시민의 힘은 크고도 위대했음을 우린 똑똑히 보았다.

영화는 짧은 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부족했지만, 12·12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N차 관람이 많고 관람 후 분노로 증가한 심박수를 체크하는 챌린지까지 SNS에서 확산되고 있다. 한때의 이슈가 아닌 영화 너머의 현대사를 뒤적여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