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기고 | 국내 중고차 시장은 약 30조원 규모다. 전체 거래량은 약 350만대가 넘지만 실질적으로는 약 260만대 수준이다. 신차 판매 대수가 약 170만대를 생각하면 약 1.5배 수준이다. 선진국은 약 2배가 넘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국내 중고차 산업은 후진적이고 낙후된 시스템으로 개선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다. 허위·미끼 매물은 물론 위장 당사자 거래 문제, 성능 점검 미고지 등 다양한 후진적 문제점으로 심지어 소비자가 자살하는 경우도 있었다.
OECD 선진국 중 유일하게 완성차 업계가 중고차 분야에 진출 못하는 이유는 중고차 적합 업종이나 생계업 지정 등의 이유라 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명분이 많이 사라졌다.
물론 이러한 문제점은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해결했으면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이 든다. 이에 따라 수년 전부터 상생협력위원회가 약 1년간 지속돼 공통 분모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결국 이렇게 탄생한 모델은 바로 올해 초부터 일정 비율로 진출해 약 3년 간 규제하고 그 이후 완전히 중고차 시장 완전 개방 조건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비교적 늦게 진출한 이유는 작년 후반부터 경기가 침체되고 고금리 등으로 중고차 시장이 크게 위축됐고, 더욱이 제작사의 준비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중고차 분야는 매입부터 최종 탁송까지 10여 가지의 과정이 필수적이고 분야별 전문가 양성이 필수적이다.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의 움직임이 업계의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중고차팀은 우선 자체적으로 5년, 10만Km의 자사 중고차를 대상으로 직접 진단평가부터 최종 탁송에 이르기까지 진행하는 형태로 온라인 매매를 진행하고 있다. 기아 중고차팀은 현대차가 취급하지 않는 중고 전기차까지 진행해 선점 효과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증 중고차는 기존 시장에서 판매되는 매물 대비 약 5% 가량 판매 가격이 높다. 중고차 신뢰성을 높이고 품질 보증도 1년 2만km 정도 길게 되고, 브랜드 이미지도 있는 만큼 당연히 가격은 올라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시장에서는 중고차 가격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나 신뢰성을 높이고 품질 보증 등 다양성을 키운 모델에 소비자가 선택하면 된다.
이미 정리된 중소업체나 딜러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는 언급은 지양해야 한다. 물론 국내에서는 대기업들이 문어발식 경영으로 중소기업이나 개인에게 피해를 끼친 사례도 무수히 많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완성차 업계의 진출로 허위·미끼 매물 퇴출이나 시장 활성화와 확대, 소비자의 신뢰 회복 등 다양한 선순환 효과가 기대된다.
국내 중고차 산업의 활성화와 선진형 모델 구축은 확실히 수출 중고차 분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나대지에 중고차가 널브러져 있고 컨테이너 박스 사무실과 인증 조차 없는 수출 중고차 모델은 일본 중고차 대비 약 50% 수준의 가격만 받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수출 중고차 약 40만대 수준이지만 열심히 하면 100만대 이상의 수출과 관련 중고 부품 수출과 3~5조원 이상의 시장 형성도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