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유치 실패' 거센 후폭풍···'1표 198억' 쏟아지는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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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유치 실패' 거센 후폭풍···'1표 198억' 쏟아지는 책임론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3.12.0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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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긍정 전망에 예산 많이 써···책임자 문책"
尹, 하반기 순방 11회···오판으로 '국력 낭비'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30 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30 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의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정부가 엑스포 유치를 위해 5744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사실을 들며 "1표를 위해 198억원을 사용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승산이 있다'는 오판으로 국비를 낭비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한동안 '책임 추궁'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실이 엑스포 유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망을 계속 내놨지만 실제 결과는 너무 달랐다"며 "대통령실 쪽의 (보고 등) 시스템이 붕괴된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고 말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유치에 실패할 수도 있다. 다만 최근까지도 대통령실에서는 '결선투표에서 뒤집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계속 냈다"며 "전망에 따라서 예산도 굉장히 많이 썼다. 이것을 한번 점검해 보자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한국 시간으로 지난달 29일 새벽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엑스포 개최지 발표가 이뤄지기 전까지 유치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사우디아리비아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2차 투표에서 '대역전'하는 시나리오를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119표 대 29표, 충격적인 참패였다. 엑스포 개최지를 경선으로 정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3곳 이상의 도시가 도전했는데 1차 투표만으로 개최지가 확정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정부 예측이 크게 빗나갔음을 인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엑스포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며 "잘 지휘하고 유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대통령인 저의 부족의 소치라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은 '표 계산 실패'와 맞물린 윤 대통령의 성과 없는 외교로 혈세가 낭비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원내부대표 이동주 의원은 지난 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엑스포 유치를 위해 5744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사실을 들며 "1표당 198억원을 사용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올해 하반기에만 리투아니아, 폴란드, 미국, 인도네시아, 인도, 영국, 프랑스 등 11차례 국외 순방길에 오르며 엑스포 유치에 총력을 쏟았다. 표결 직전인 11월 23~25일 파리에서 열린 BIE 총회에도 직접 참석해 각국 정상을 설득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선 "엑스포 판세가 기운 상황에서 불필요한 '외교 총력전'을 해 국력을 낭비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의 참담한 실적에 국민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이 사과할 정도로 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반드시 확인하고 책임자를 문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관련 논의를 위해 이날 운영위원회 개최를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은 운영위원장인 윤재옥 원내대표와 간사인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만 참석해 양당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전체 회의에서 "의제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민주당이 운영위를) 소집하는 것은 아마도 의사 진행 발언 등을 통해 정치 공세 하고자 하는 듯하다"고 맞섰다.

민주당은 재차 운영위 소집을 요구할 뜻을 피력했다. 민주당이 엑스포 유치 비용과 책임자 문책을 강하게 요구하는 만큼, 한동안 '책임 공방'은 이어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엑스포 유치 불발 후 처음으로 부산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연 격려 간담회에서 엑스포 유치를 위한 시민들의 성원에 감사하는 한편, 가덕도 신공항 개항과 한국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등을 재차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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