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랠리’ 기대 꺾이자 테마주 장세…총선·경영분쟁 관련주만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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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랠리’ 기대 꺾이자 테마주 장세…총선·경영분쟁 관련주만 ‘들썩’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12.0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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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주 부재한 박스권 증시…테마주 폭탄돌리기
뚜렷한 호재 없이 실적 무관한 종목 투자 주의보
산타 랠리를 기대했던 12월 증시가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기업 실적과 무관한 테마주들이 급등하며 투자 손실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타 랠리를 기대했던 12월 증시가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기업 실적과 무관한 테마주들이 급등하며 투자 손실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12월에 접어들면 투자자 머릿속엔 으레 ‘산타 랠리’란 단어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메리 크리스마스처럼 증시가 즐겁게 오르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다만 12월 증시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11월 코스피지수는 2300선과 2400선을 차례로 뚫으며 11% 넘게 올랐으나, 12월 들어선 2500 안팎 박스권에 갇혔다. 예상보다 훨씬 이른 내년 초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이미 지난달 국내 증시에 반영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지수 움직임이 정체되고 산타 랠리가 요원해진 가운데 연말 랠리를 기대했던 개미들은 테마주에 올인 중이다. 최근엔 총선 관련주와 경영분쟁 관련주 등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다시 심해졌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두고 ‘한동훈 테마주’가 들썩이고, 경영권 분쟁 도화선에 불이 붙은 한국타이어의 관련주들이 급등하는 현상까지 속출하고 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주가 급등락이 극심한 테마주에 혹하지 말라고 입을 모은다. 기업 실적과 무관한 주가 급등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연말연시 불확실성이 엄습하는 시기일수록 실적과 성장이 뒷받침되는 기업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잇따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지난 4일 6거래일 동안 국내 증시에서 상승률 상위 30종목 중 9종목이 우선주다.  이달 들어 급등한 우선주 종목 상당수는 정치 테마주로 엮인다.  

전체 2779종목 중 일주일간 상승률 상위 1~2위인 대상홀딩스우와 덕성우는 한동훈 법무부장관 테마주로 거론된다. 이들 종목은 이 기간 무려 270%, 158% 급등했다.  

최근 한 장관과 현대고 동창인 배우 이정재가 서울 서초구 한 갈빗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는 소식이 이번 급등세 배경으로 꼽힌다. 이정재는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의 연인으로, 별안간 수혜주로 떠올랐다. 단기 급등세에 한국거래소가 투자경고 종목 지정한 이후에도 주가가 2일 이상 급등하자 두 종목은 지난 4일 하루 매매가 정지됐다.  

대상홀딩스우와 덕성우의 거래가 막히자 또다른 한동훈 테마주인 대상우, 태양금속우는 지난 4일에만 각각 17%, 29% 급등했다.  특히 태양금속우는 지난 6거래일간 108% 급등하며 4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표이사가 한 장관과 본관이 같다는 설이 돌자 노루페인트우는 같은 기간 32% 상승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태마주로 꼽히는 남선알미우도 최근 6거래일간 47.6% 올랐다. 특별한 호재가 없는 증권주 우선주 종목들도 들썩이고 있다. 한양증권우는 지난 4일 21% 급등했다.

지난 2021년 코스피 3000선까지 치솟던 증시가 한동안 박스권을 횡보하자 증권주 우선주들이 수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친 바 있다. 당시 이상 급등세를 보였던 종목 중 하나인 한화투자증권우는 3만5000원 수준까지 올랐다가 이후 폭락세를 보였다. 지난 4일 기준 이 주식의 종가는 7460원에 불과하다.

증권사 호실적, 지분 투자에 따른 호재 등이 거론됐지만 상한가 근거로는 부족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정치테마주들은 기업 펀더멘털과 관련 없이 주가가 쉽게 급등락할 수 있다. 특히나 우선주는 유통 주식 수가 현저히 적어 작은 거래로도 시세를 조종할 수 있어 투기 세력의 표적이 되곤 한다.

최근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과 차녀인 조희원 씨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의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관련주가 급등했다.

지난 5일 MBK파트너스는 오는 24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로 주가가 크게 뛴 것은 이해할 만한 부분이지만, 공시 전 전부터 주가가 큰 폭의 상승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에 대해서는 합리적 의심의 잣대를 들이대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런 분위기 속 금감원이 조사에 나선 것이다.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공개매수 발표가 있기 전날까지 10거래일 간 30.99%가 급등했다. 1만2840원으로 마감한 지난달 20일 이후 꾸준한 상승이 이어졌고, 공개매수 공시 전날인 4일 종가는 1만6820원을 기록했다. 지난 1일에는 5.5%, 4일에는 9% 수준의 변동이 있기도 했다. 같은 기간 동안 한국앤컴퍼니의 주요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가는 큰 변동세를 보이지 않았다.

공개매수 발표 전인 지난주부터 한국앤컴퍼니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을 두고 선행매매를 통한 자본시장 교란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한국앤컴퍼니의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선행매매가 있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사전 정보에 따른 유입으로 확인되면 불공정거래로 판단, 금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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