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한미 중요시설 찍었다는데···사진 미공개에 성능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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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정찰위성, 한미 중요시설 찍었다는데···사진 미공개에 성능 물음표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3.11.2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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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일주일째 사진 미공개···위성 '저성능' 의심
북한이 지난 21일 밤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된 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발사 장면을 조선중앙TV가 23일 공개했다. 사진은 영상에 공개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1일 밤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된 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발사 장면을 조선중앙TV가 23일 공개했다. 사진은 영상에 공개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3차례 시도 끝에 군사 정찰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린 북한이 연일 '발사 성공'을 주장하고 나섰다. 북한은 위성으로 한국과 미국의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했다고 선전 중인데, 정작 위성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사진은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의구심이 따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시간으로 27일 오후 11시 35분 53초~36분 25초 위성이 미국 일대를 촬영한 사진들을 이날 새벽 보고받았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본 사진에는 워싱턴에 위치한 백악관과 펜타곤(국방부)이 포함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위성 '만리경-1호'가 궤도에 안착한 뒤 꾸준히 위성이 보내온 사진을 확인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북한이 밝힌 위성의 사진 촬영 시간과 위치는 한미 당국이 추정하는 위성의 궤적 선상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앞서 위성이 국내 도시와 함께 앤더슨 공군기지·아프라항 등 미 주요 군사 시설을 촬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북한은 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진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사진의 품질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위성이 군사적 용도로 활용할 수 없는 저화질 사진을 보내와 공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만리경-1호'가 군사적 목적의 정찰 임무를 수행하려면 탑재된 광학 촬영용 장비 등이 가로·세로 1m 크기 이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서브미터급'이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이 또한 고도로 정밀한 수준은 아니지만 전차나 트럭, 함정 등의 식별은 가능하다.

그러나 북한이 5월 1차 위성 발사 때 위성체에 탑재했던 광학장비는 서브미터급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 지난 23일 국정원의 관련 보고를 받은 국회 정보위원회는 "위성 1차 발사 실패 당시 수거한 잔해를 분석한 결과, 당시 탑재된 위성은 소위 정찰위성으로 가치가 있는 서브미터급이 되지 않는 위성인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위성 기술 발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1, 2차 발사 당시와 성능에서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하루 2~4회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위성 1기로는 획기적 군사 역량 강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다만 북한이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러시아로부터 위성 기술을 전수 받았을 가능성도 점쳐지는 만큼, 이전 발사 때보다 해상도 등 위성 품질이 향상됐을 가능성은 있다. 전문가들도 위성 성능에 의구심이 들기는 하나 실제 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봐야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내달 1일부터 위성이 정식 정찰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현재 세밀 조종이 1∼2일 정도 앞당겨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이르면 29일부터 만리경 1호가 '정식 임무'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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