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채무 빚폭탄 째깍…카드 연체율 8년래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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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채무 빚폭탄 째깍…카드 연체율 8년래 최고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11.21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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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발급 신용카드 연체율 3% 육박
올해 들어 2.0%에서 2.9%로 치솟아
고금리 그늘 속 다중채무자 450만명
빚으로 빚을 갚는 다중채무자들의 연체율이 급증하며 부실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빚으로 빚을 갚는 다중채무자들의 연체율이 급증하며 부실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한 빚폭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최근 대출문턱이 높아지자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 등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면서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은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향후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포함한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 8월 말 2.9%로 집계됐다. 

하루 이상 원금 연체를 기준으로 한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달 2.0%에서 1년 만에 0.9%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지난 2015년 8월의 3.1%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2014년 11월(3.4%)을 고점으로 점차 하락해 지난해 9월 1.8%까지 떨어졌다. 올해 1월 2.2%로 고개를 든 연체율은 2월 2.5%, 5월 2.7%로 뛰더니 하반기 들어 3%에 육박할 정도로 눈에 띄게 올랐다.

지난 8월 말 기준 일반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0.4%로 4년 만에, 기업대출 연체율은 0.5%로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으나 카드대출 연체율보다는 낮은 편이었다. 이를 두고 은행 대출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카드 빚을 제때 갚지 못한 서민이 유독 급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은행 카드 대출자는 다중채무자인 경우가 많고, 급전이 필요해 이용하는 취약 차주가 상당 비중을 차지해 고금리 장기화의 그늘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드 대출은 가계대출 등과 비교하면 소액"이라며 "소액 대출조차 연체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것은 부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고금리에 취약한 금융계층인 다중채무자가 급증하면서 건전성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다중채무자는 448만명(잔액 572조 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만명 늘었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이다.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6%로 사상 최고다. 

다중채무자의 연체율도 2분기 말 1.4%로 1분기 보다 0.1%포인트(p) 더 올랐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취약차주' 대출은 전체 취약차주 대출액의 68.2%(64조9000억원)를 차지했다. 2분기 말 전체 가계대출자 중 취약차주 비중은 6.4%로 집계됐다. 2020년 4분기(6.4%)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취약차주 대출이 은행보다 비은행 금융기관에 집중된 만큼 이들 연체율도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이같은 문제는 연체율 상승과 함께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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