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꽃피운 LG家 야구 사랑...유광점퍼 입은 구광모 회장도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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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만에 꽃피운 LG家 야구 사랑...유광점퍼 입은 구광모 회장도 환호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11.13 2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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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회장 유산 롤렉스 시계 25년 만에 세상밖으로
우승 염원 담은 아와모리 소주 29년 만에 오픈
세차례나 경기 직관한 구광모 회장 열정도 조명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유광점퍼를 입고 관중석에서 LG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유광점퍼를 입고 관중석에서 LG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LG 트윈스가 13일 29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에서 우승하면서 LG가(家)의 남다른 야구 사랑도 재조명되고 있다.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산인 '롤렉스 시계'도 25년 만에 금고 밖으로 나와 주인을 찾게 됐다는 것까지 핫이슈가 됐다.

재계 안팎에서 LG가의 대 이은 야구 사랑은 유명하다.

LG는 럭키금성 시절이던 1990년 프로야구 원년 팀인 MBC 청룡을 인수해 LG 트윈스를 창단했다. 앞서 럭키금성그룹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부산·경남 연고팀 창단을 제안받았으나 당시 회장이던 고 구자경 명예회장이 해외 출장 중인 탓에 경영진이 결정을 보류했다가 결국 원년 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사실을 뒤늦게 보고받은 구 명예회장이 매우 서운해했다는 후문이다.

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본무 선대회장은 소문난 야구광이다.

구 선대회장은 LG 트윈스의 초대 구단주를 맡아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자율경영을 구단 운영에 접목해 '깨끗한 야구, 이기는 야구'를 표방했다.

이에 힘입어 LG 트윈스는 창단 첫해인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LG 트윈스 야구의 대명사가 된 '신바람 야구'로 야구판에 큰 돌풍을 일으켰다. 구 선대회장은 두 번째 우승 이듬해인 1995년에는 그룹명을 LG로 바꿨다.

매년 수차례 직접 경기장을 찾아 야구단을 응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LG 스프링캠프를 방문해 선수단을 격려하고 경남 진주 단목리에 있는 외가로 LG 선수단을 초청하는 '단목 행사'를 열어 우승 기원 고사를 지냈다. 2군 선수들의 이름과 출신 학교도 전부 외울 정도였다.

2007년에는 당시 김재박 감독과 1·2군 코칭스태프 전원을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초청해 바비큐 파티를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LG 트윈스가 1994년 우승 이후 가을야구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자 구 선대회장은 1998년 해외 출장 중 당시 8천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구입해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지급하라"고 했던 것도 유명한 일화다.

롤렉스 시계는 이후로 25년간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줄곧 구단 금고에 보관돼 있었는데 이제서야 금고 밖으로 나왔다.

야구에 진심인 구 선대회장의 우승 염원을 보여주는 또 다른 것은 오키나와산 아와모리 소주다.

1994년 오키나와 캠프가 끝난 뒤 아와모리 소주로 건배하고 우승을 맛봤던 구 전 회장은 1995년 시즌을 앞두고 "또 우승하면 이 소주로 축배를 들자"며 같은 소주를 사 뒀으나, 이 역시 롤렉스 시계와 함께 장기 보관되고 있었다.

구 선대회장의 동생이자 구광모 회장의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경남중 재학시절에 야구 선수로도 뛰었다. 2011년부터 6년 4개월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맡아 외연 확대 등에도 힘썼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와 맞붙은 제10구단인 kt wiz도 구본능 회장의 KBO 총재 재임 기간 탄생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도 계열 분리 전 구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LG 트위스 2대 구단주를 맡아 각별한 야구 사랑을 드러낸 바 있다.

경남중·고 기수별 야구팀에서 선수로 활약해 온 구본준 회장은 LG 트윈스 구단주 시절 "주말에 틈이 나면 친구들과 야구 연습을 하는데, 공을 70∼80개씩 던진다"며 "매년 LG 트윈스 전지훈련을 지켜보기 위해 오키나와에도 간다"고 말할 정도였다.

LG 트윈스의 3대 구단주인 구광모 회장은 이날도 유광 점퍼를 입고 잠실구장을 찾아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뤄내는 순간을 함께 했다.

구 회장은 앞서 지난 7일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개막전을 직관한 데 이어 11일에는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4차전을 관람하며 LG를 응원했다. 팬들과 함께 파도타기 응원을 하고, 심판의 판정에 세이프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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