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시장 지각변동 가속…혼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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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시장 지각변동 가속…혼란 커진다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3.11.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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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 성수공장 이어 풍납공장도 철수 초읽기
정선골재그룹 M&A로 출하량 3위로 떨어져
서울의 한 레미콘공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레미콘공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레미콘 시장의 지각변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간 출하량 1위 경쟁을 펼치던 삼표산업에 악재가 발생함과 동시에 정선골재그룹이 쌍용레미콘을 인수하며, 출하량 2위를 가져갈 전망이다. 최근 시멘트 가격 협상을 마치면서, 잡음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과 달리 계속해서 시장이 요동치는 모양새다. 

송파구는 지난 7일 삼표 풍납공장이 오는 2025년 12월까지 공장 운영을 종료하고 부지를 서울시·송파구에 자진 인도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부터 벌어진 소송전이 일단락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표 입장에서는 비상이다. 삼표는 서울 내 레미콘공장 4곳 중 2곳을 운영한 바 있다. 성수공장과 풍납공장이다. 이중 성수공장은 지난 1977년부터 운영됐다. 꾸준히 서울 내에서 철수하라는 압박이 펼쳐졌고, 작년 철거됐다. 

성수공장은 삼표에게도 중요한 거점이었다. 성수공장은 시간당 출하능력은 1080㎥/hr으로 서울에 존재하는 공장 중 가장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다. 하루 최대 레미콘 생산량은 7000㎥다. 통상적으로 아파트 3.3㎡(1평)당 레미콘 1㎥가 사용되는 것으로 가정할 때, 성수공장 혼자 힘으로 지난 45년간 연평균 최소 약 100만㎥ 규모의 레미콘을 생산한 셈이다. 

풍납공장도 철거가 예정된 만큼 출하량 하락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실제 성수공장은 삼표 전체 출하량의 18%, 풍납공장은 12%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에 달하는 출하량이 줄어드는 만큼, 삼표에 치명적이라는 뜻이다. 특히 교통량이 많은 서울 4대문 지역에 공급되는 물량을 주로 담당했다는 점에서 그간의 수요가 타 업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 속 유진기업과의 1위 경쟁도 밀려날 가능성이 커졌다. 정선골재그룹이 한앤컴퍼니로부터 쌍용레미콘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쌍용레미콘은 1965년 서빙고 공장을 시작으로 전국 19개 레미콘 공장을 보유한 업계 3위 기업이다. 시멘트를 제조‧판매하는 쌍용C&E의 계열사였지만, 정선골재그룹의 인수로 상황이 급변했다. 

정선골재그룹의 11개 레미콘공장 작년 출하량은 약 399만㎥로 추정된다. 이번 인수한 쌍용레미콘 출하량(458만㎥)까지 합쳐지면 857만㎥에 달한다. 성수공장이 빠진 삼표보다 24%나 높은 수치다. 결국 향후 출하량 1위 경쟁은 유진기업과 정선골재그룹의 구도로 변모할 전망이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건설경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레미콘 시장의 선행지표인 착공·인허가 물량이 하락했다. 1~8월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1만2757가구로 전년 동기(34만7458가구) 대비 38.8% 감소했다. 착공 물량도 11만3892가구로 전년 동기(26만1193가구) 대비 56.4%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레미콘 시장의 지각변동이 현실화된 가운데, 향후 건설경기가 시장 내 변화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삼표의 경우 기존 영업력을 바탕으로 거래처를 지킬 능력이 있지만, 정선골재그룹이 쌍용레미콘의 영업능력을 그대로 승계받지 않는 한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장 변화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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