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수출 반등’ 축배에 가려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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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수출 반등’ 축배에 가려진 우려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3.11.0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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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현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간만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지난달 수출이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낭보였다. 이 소식을 알리는 정부 관계자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듯했다. 무역수지도 5개월 연속 흑자다. 수출과 무역수지의 동반 플러스는 지난해 2월 이후 20개월 만이라고 한다.

수출 플러스 전환에는 자동차와 선박, 기계 등 주요 품목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특히 수출 부진 속에서도 든든한 버팀목이 돼온 자동차 부문의 기여도가 높았다. 10월 기준 역대 최대인 58억8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20%가량 뛰었다. 같은 기간 석유제품 수출은 52억7000만달러로 18% 증가했고, 선박 수출은 101.4% 늘어난 28억3000만달러에 달했다.

더불어 반도체 수출도 회복 조짐을 보이며 플러스 반등에 힘을 실었다. 주력인 D램 등 메모리 수출이 지난달 45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1% 증가함에 따라 전체 수출은 89억4000만달러로 3.1% 감소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8월 마이너스 전환 후 가장 선방한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무려 1년여의 수출 부진을 말끔히 털어낸 것일까. 정부는 10월 수출 반등이 일회성이 아니며, 플러스 기조가 내년 초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공신인 반도체가 살아나고 있고, 9곳의 수출 핵심 지역 중 6곳에서 플러스를 기록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란 평가다.

하지만 우리의 최대 교역 시장인 중국 수출 성적은 여전히 좋지 않다. "중국 수출은 110억달러로 3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넘었다"라는 정부 발표가 무색하게 지난달 중국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약 2조원이었다. 산업부에 따르면 10월 중국 수출은 109억9600만달러, 수입은 125억4800만달러를 기록했다. 대중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늘어나는 적자 규모는 가볍게 넘길 사안이 결코 아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불안한 점도 우려 요소다. 유가 불안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 아시아로 공급되는 중동 원유 공급이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도 주시할 사안이다. 실제 하마스 지원국인 이란은 미국이 제재할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식으로 맞대응 했다.

민관이 대외 리스크 관리는 물론 대중 적자 축소를 위한 경쟁력 강화 등에 힘을 모아 수출 플러스 반등을 지속 이어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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