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네옴시티, 제2의 중동붐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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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네옴시티, 제2의 중동붐을 꿈꾸며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3.11.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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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현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재계 총수들이 중동을 잇따라 찾고 있다. 사우디가 추진하는 '네옴시티'로 추동될 제2의 중동붐을 꿈꾸면서다.

아라비아반도에 위치한 사우디는 지리적으로 상당히 먼 거리에 있다. 사우디 수도인 리야드와 서울과의 시차는 6시간에 달한다.

하지만 이런 물리적인 제약은 우리 기업들에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 1970년대 1차 중동 붐을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한 DNA가 있으며, 사우디는 우리 기업들을 상당 수준으로 신뢰한다. 우리나라는 '사우디 비전 2030' 계획의 5대 중점 협력국이기도 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이후 같은 달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3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사우디에서 급거 귀국하는 강행군을 보였다.

이 회장은 지난달 사우디 출장에서 현장을 살뜰히 챙겼다. 삼성물산이 참여하고 있는 '네옴시티' 산악터널 공사 현장을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했으며, 중동 사업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이집트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해 TV·태블릿 생산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서울까지 전세기 항로. 사진=플라이트레이더24 캡처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서울까지 전세기 항로. 사진=플라이트레이더24 캡처

제2의 중동 붐을 논하는 데 현대차도 빠질 수 없다. 중동 경제사절단에 동행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현대건설의 네옴시티 지하터널 건설 현장을 방문, 고품질과 안전을 당부했다. 정 회장의 현장행은 '사우디 비전 2030'을 추진 중인 사우디에서 비즈니스 확대 방안을 구상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사우디는 정주영 선대회장이 1976년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는 등 중동 붐을 이끌었던 지역인 만큼 정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중동신화'를 창조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기에 충분하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건설뿐 아니라 친환경 모빌리티·물류 등 종합적 역량으로 '스마트시티'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는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과 경제사절단은 이번 순방에서 21조원 규모의 수출 양해각서·계약 체결이란 선물 보따리를 들고 왔다. 다만 경제계에선 양국 고위급 회담 정례화를 골자로 한 네크워크 구축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순방 후 후속 작업도 제대로 진행돼 제2의 중동 붐이 피부로 와닿는 날을 상상해 본다.


좌우명 :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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